
“눈에 띄지 않으면서 선발투수와 마무리 투수를 연결해주는 중간계투
요원,미들맨Middle Man이 있습니다(중략). 미들맨은 선발투수가 제
힘을 다 한 뒤 마무리 투수가 화려하게 등판할 때까지 그저 묵묵히 버
티고 견뎌 내는 것입니다. 때로는 한 타자만을 상대하기 위해,때로는
한 이닝만을 소화하기 위해, 때로는 패전투수의 멍에를 쓰기 위해 마운
드에 오르기도합니다. 미들맨은 묵묵히 공을 던질 뿐 불평하지도 불만을
터뜨리지도 않습니다(중략).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에스프레소
커피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미들맨이
야말로 야구의 에스프레소맨이 아닐까요?”
유영만 고두현 공저(共著) 《곡선으로 승부하라》 (새로운 제안,
79-80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야구에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안타를 때릴 수 있는 해결사,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마구를 던지는 선발투수와 점수를 지켜 승리를 안겨주는 마무리 투수가
그런 사람들입니다. 이런 선수들은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눈에 띄는
선수들입니다.” (79쪽)

미들맨은 주목을 받지 못합니다. 그러나 에스프레소같은 존재입니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섞은 것이고, 카페라테는 에스
프레소에 스팀 밀크를,카푸치노는 에스프레소에 우유거품과 계핏가루
를, 카페모카는 에스프레소에 스팀 밀크와 초코시 럽을 섞은 커피입니
다. 이처럼 에스프레소는 소리 없이 모든 커피의 맛과 향을 냅니다.
누군가는 독수리처럼 화려하게 비상하고, 누군가는 사자처럼 경기의
끝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미들맨은 거북이처럼, 조용히 경기의 등판을
짊어집니다.

교회는 스타플레이어가 아니라, 미들맨으로 완성됩니다. 조용히, 깊게,
에스프레소처럼 교회를 섬기고 있는 사람들. 무명으로 섬기는 미들맨
들을 하나님은 반드시 기억하십니다.
미들맨이 없는 교회는, 향기 없는 커피와 같습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