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행복한 그대, 아름다운 천사 같은 하와여,
그대도 맛보시라. 그대 행복하지만,그대 더욱 행복해질 수 있으며,
더욱 훌륭해질 수 있으리라.
이 열매 맛보고, 앞으로 신들 사이에서 그대 자신이 여신 되어,지상
에만 있지 말고 때로는 우리처럼 공중으로, 때로는 공도 세워 하늘로
올라가, 거기서 신들의 생활을 보고 그대도 그렇게 살라.”
존 밀턴 저(著) 조신권 역(譯) 《실낙원1》 (문학동네, 191쪽) 중에 나
오는 구절입니다.
마귀가 하와를 유혹하여 꾀일 때, 하와를 아름다운 천사, 왕비로 부릅니
다. 하와의 허영을 부추긴 것입니다. 제인 오스틴의《오만과 편견》에는
우리 인생이 벗어나야 하는 세 감옥인 ‘허영’ ‘오만’ ‘편견’이
나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제우스가 판도라를 통해 이 세상에 퍼
트린 재앙 중 열한 번째로 상자를 뛰쳐나온 것이 허영입니다. 그 후로
사람들은 무언가 진귀한 것을 갖게 되면 그것을 과시하고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는 것입니다.
“미꾸라지국 먹고 용트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소인배가 큰 인물인
척 허세를 부릴 때 쓰는 말입니다. 자기의 본 모습을 넘어서 자기를 크게
포장하여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허영입니다. 허영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
떻게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것으로, 남들 앞에 크게 높아지려는 인간의
죄성입니다.
실제로 ‘있지’도 않으면서 ‘있어 보이는’ 능력만 추구하는 것을
성경에서는 ‘외식’이라고 합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전형적인 외식주의자였습니다. 그들은 늘 스승이 되려 하고 어른 노
릇을 하려 했습니다. 잔치에서는 상석에 앉으려 하였고, 본은 되지 않
으면서 분리 주의, 귀족 주의에 사로잡혀 자신들은 비루한 백성과는 다
르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이들을 심히 경계하셨습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마23:27)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