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참 어려울 때, 어느 대중가수가 불러 큰 공명을 일으켰던 '쨍하고 햇뜰 날'인가하는 가요를 떠올리게하는 '해운업계의 대 사건' 뉴스가 터졌다. 국내 최대 원양컨테이너 선사인 HMM(구 현대해상)이 일(?)을 냈다. 어려운 시기를 견디다 못해 법정관리등 고초를 격으며 사명(社名)까지 바꿔야 했던 옛 현대상선이 창사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올리며 1분기 중 영업이익만 '1조원'이상을 쓸어 담은 것이다. 코로나 19의 충격으로 한 동안 멈춰섰던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되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각종 해운 물량이 쏟아져 선복량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배가 부족한 탓에 해운 운임료까지 뛰어올라 이중삼중으로 호재를 맞은 까닭이다. 이를 계기로 오랜 침체의 늪에 빠졌던 해운산업이 다시 한번 비약의 발판을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5일 업계와 관계기관에 따르면 HMM은 올 1분기 중 영업이익 1조193억원을 기록했다. 어닌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이다. 지난해 1분기엔 적자였는데 이를 흑자로 전환하면서 그 폭을 단숨에 '조(兆)단위'로 끌어 올린 것이다. 매출은 지난 동기대비 85% 증가한 2조 4,280억원을 기록했다. 정말 놀라운 실적이다. 이는 HMM의 전신인 현대해상이 1976년 창사한 이래 최대의 분기 실적이다. 특히 HMM이 1분기에 쓸어 담은 영업이익 1조 193억원은 작년 전체의 영업이익 9,808억원을 뛰어 넘는 실적이다. 국내선사들이 최근 10년 간 적자에 허덕이던 것을 고려한다면 HMM의 '어닝서프라이즈'는 예삿 일이 아니다. 아무리 호기가 왔다하더라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소용이 없다. 하지만 정부는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해운산업을 부흥시킨다는 기본 목표아래 지난 2018년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선포하고 착실한 준비에 나섰고, 더우기 해운사들은 체질개선과 원가 절감 및 자구책 마련 등에 노력한 결과 이본에 맞이한 절호의 기회를 100% 이상 끌어 당길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해운사들이 이에 도취하지 말고 선박 발주 등 준비체제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