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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넘는 사랑

저는 청각장애인입니다. 잘 듣지 못하지만, 사람의 입모양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습니다. 제 업무는 빵을 포장하고 계산하는 등 카운터를 지키는 일입니다. 저는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이 일이 정말 즐겁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손님들의 입모양을 볼 수 없어 적절한 응대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일이지만 손님들이 불편해한다면 그만 두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이 일을 계속하는 건 이기적인 것처럼 느껴졌지만 막상 다른 일을 하자니 취업이 어려워서 막다른 길에 선 느낌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전자메모보드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불편하실텐데도 제가 부탁드리면 손님들은 흔쾌히 메모보드를 써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저를 잘 아시는 단골분들은 바디랭귀지로 표현해 주시기도 하고, 어떤 분은 스마트폰에 써서 보여주시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말도 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코로나는 오히려 더 많은 언어들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아니 코로나로 인해 드러난 손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제 언어를 풍성하게 해주었습니다. 코로나 초기엔 그만 둬야 한다는 마음이 컸는데, 오시는 손님들의 따뜻한 배려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코로나는 참 많은 벽과 담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코로나 때문에 더 많은 문과 길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혹시 저처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청각장애인 분을 보시게 되면 어려워 말고 스마트폰이나 메모를 적극 활용해 주세요. 그분들의 벽에 사랑의 문과 배려의 길을 만들어 주세요. 모두가 힘들지만, 그래서 서로를 더 지지하고 도와주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들면 좋겠어요. 모두 힘내세요. 파이팅! 주) 이 글은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코로나19극복 감동사례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을 기자가 각색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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