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정착한 지 벌써 수십 년이 된 한국 출신 기업가 오정식 씨가 최근 새집 마련에 나섰다. 새로 입주한 사무실 문에는 무궁화 도안이 새겨졌고 복도 양쪽에는 엄선된 한국 화가의 그림이 걸렸다. 한국어 도서관이 한 쪽에 설치된 것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 사장이 경영하는 옌타이(煙台) 펑구이차오(鳳歸巢)국제무역회사는 한국화교화인연합총회·아시아문화경제진흥원 등 6개 한국 기관, 그리고 경제∙무역∙문화 등 분야의 한국계 기업 3곳과 함께 최근 중한옌타이경제문화교류센터 2기에 입주했다.
오 사장은 "바다가 보이고 시야가 확 트여서 좋다"면서 "또 많은 한국 사람과 교류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정식 사장(왼쪽)이 투자 현황을 살피고 있다. (취재원 제공)
오 사장과 옌타이개발구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광둥(廣東)에 있는 회사를 옌타이로 이전할 생각이었지만, 중국어가 아직 서툴다 보니 겁이 덜컥 났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현지 직원들의 한국어 실력이 뛰어난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좋은 인상을 받은 오 사장은 나중에 회사 등록, 사무실 장소 선정 등 여러 면에서 세심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며 덕분에 옌타이로 이전하겠다는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중한옌타이산업단지 건설 승인이 내려졌다. 이곳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이 나날이 늘어났고 우수한 투자 환경이 조성된 것을 직접 체감한 오 사장은 중한옌타이산업단지를 주변 한국 친구들에게 적극 추천했다.
지난해 중한옌타이산업단지개발구 구역 국제투자유치고문으로 선임된 오 사장은 "이곳에서의 생활에 아주 만족한다"면서 "사계절이 분명하고 산과 바다를 접할 수 있으며 업무 및 생활 환경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한국과도 가까워 친구들에게 이곳에 투자해 사업을 해보라고 많이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 사장은 지난 수년간 회사가 성장 가도를 달려 왔지만 한편으로 이런저런 고민이 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LG∙현대자동차∙두산∙대우조선 등 여러 한국계 대기업이 이곳에 진출한 데다 우리 같은 중소기업도 많이 있는 상황에서 한 곳에 모인다면 서로 소통하기도 좋고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사장의 이런 생각에 공감한 중한옌타이산업단지 관리위원회에서도 중한옌타이경제문화교류센터 2기 건설에 박차를 가해 이곳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중한옌타이경제문화교류센터 2기 내부 전경. (취재원 제공)
중한옌타이산업단지 관리서비스센터 책임자인 장치(張祁)는 "중한경제문화교류센터의 주요 부속기관으로 교류센터 2기는 우수한 한국 기관∙협회∙기업 등을 대거 유치해 중∙한 경제∙무역∙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한편 한국 기업의 집적화 공간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수년간 옌타이시는 중한경제문화교류센터∙중한과학기술인큐베이팅협력기지 등 대(對)한 협력 플랫폼 구축에 힘써 왔다. 한국중소기업산업기지 역시 올해 상반기 내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로써 해외 투자자들을 위한 집적화 단지가 조성돼 좋은 비즈니스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