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통신 김용환 기자 | 깍-깍- 손등이 얼얼 시려오는 날 마을 뒷산 높다란 나무를 부산하게 오르내리는 새 비스듬히 날아앉는 것이 묘기거늘 어쩌나, 한곳에 잠시 머무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밤새 찬바람에 혼쭐이라도 났을까 천여 개 잔가지로 얼기설기 지은 집 세월에 해진 벽 좀 수리 하려나 깍-깍-, 다급한 것 해결하고 나면 생존경쟁에서 깨친 능청스러움으로 사람들의 정보망을 또 꿰뚫을 테지 매운바람에 다진 컬컬한 목소리에다 승승장구의 기(氣) 실어 마을 희소식을 알림이 존재의 이유라 여기는 까치
아시아통신 이원희 기자 | 인천광역시 중구의회(의장 최찬용)는 지난18일 의장실에서 중구의회 인사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개최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의회 소속 공무원의 임용권자가 지방자치단체장에서 지방의회 의장으로 변경됨에 따라 중구의회는 독립적인 인사운영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인사위원은 외부전문가와 내부 공무원 등 총 7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앞으로 3년간 의회 소속 공무원의 채용·승진·징계 등 인사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날 위촉식에 이어 위원회는 첫 회의를 갖고 2022년도 인사운영 기본계획 등 총 5건의 안건을 심의하는 한편, 중구의회 인사 운영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최찬용 의장은 “인사위원회의 출범은 의회 인사권 독립을 위한 첫걸음인 만큼공정하고 합리적 인사 운영으로 구민들에게 신뢰 받고 전문성을 갖춘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시아통신 김용환 기자 ▲ 전라북도 김제시 청하면 동지산리를 흐르는 만경강 척산마을의 텃새는 구불구불 김제 평야를 파고든 강물이 마지막 컴파스로 그리는 듯 휘감는 척산마을에 겨울바람이 물결을 찰랑찰랑 치고 간다 현기증이 날 만한데 유연히 자맥질하는 새들 아마 긴 목과 갈고리형 부리에 놀라 숭어는 얼뜨고, 망둥어는 멀뚱거리겠지 둑방 너머 척산을 빼닮은 하중도에 모인 새 떼 자로 잰 듯 촘촘히 앉아 볕살에 젖은 깃털을 말리는 중 오는 졸음을 참아내지 못한다 아까 갈대밭 사이로 활개 치던 너희는 까마귀도, 청둥오리도, 더욱이 기러기도 아닌 가마우지였네 기세 높은 텃세로 척산마을의 텃새라 부르리니 멀리 찾아온 겨울 손님에게 너무 인색하지 말고 좋은 자리 적당히 양보도 해보게나
아시아통신 김용환 기자 | 겨울, 신창진은 백만이랑 돌아서 흘러내린 강물이 옛날 범선 입출항이 잦았다는 곳에서 서해와 만나려 숨을 고르고 있다 잔잔한 수면 위로 저녁노을이 솟아나자 가물거리는 땅거미는 불씨로 여기는 듯 화로 인두로 꼭꼭 누르는 모양새 동심원 탁자에 만찬을 즐기던 기러기는 고각도로 가뿐히 뛰어올라 사선을 그으며 기륵기륵 갯벌 쉼터를 찾아 나서는데, 격동기 세월을 보낸 구순의 새창이 다리 검게 삭은 철골에 의지한 채 어선 추진기 소리에도 놀라워한다 한때 낚시꾼 풍어 이야기로 겨울밤이 짧기만 했던 포구는 이제 아스러지도록 그리움을 엮는 갈대밭이 매력포인트 짠 바닷물의 적응 준비를 끝낸 강물이 다릿발을 부둥켜안고 이별하는 신창진에 갈대밭 틈새로 저녁노을이 붉게 타오른다
아시아통신 김용환 기자 | 겨울, 가로수는 도심의 차가운 보도블럭 사이로 정렬한 가로수 전신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차량의 소음과 미세먼지의 경고령, 전선에 눌리고, 콘크리트 벽에 갇혀 꼼짝달싹 못 하는 처지가 애처롭다 탁구공 같은 열매를 꼬옥 쥔 가로수 푸석해진 손등이 시렵다고 바스락바스락 낮볕을 비벼댄다 사나운 몰골이 본형이 아니거늘 잔가지로 수없이 가려도 소용없어 웅크리고 웅크리다 굽어진 몸, 꿈틀대는 백룡의 위용을 내기까지 휑한 가지치기로 뼈아픈 기억을 겨울마다 손등의 열기로 삭혀낸다 오직 순수한 열정만은 고집불통에 퉁퉁 부은 옹이를 영광의 훈장으로 여기는 플라타너스 행여 전신주를 닮아간다고 하여도 오염원 정화할 날 손꼽아 기다림에 정히 도심 환경지킴이라 일컬으리
함박눈 하늘이 열린 듯 순식간 세상 하얗게 폭설이 덮는다 발끝에 따라붙는 눈꽃의 달콤한 소리 뽀드득, 뽀드득 우산을 파고드는 함박눈 어찌 그렇게 붙임성도 좋으냐 보드랍게 다가와 촉촉한 눈물까지 이내 맺히는 정(情) 차가운 세상살이 모질게 대적하면 서로 얼음이 될 뿐 겨울이 더없이 따스한 것은 함박눈이 내리기에
12월의 달력 코로나에 시달린 11월 아슬히 넘어가는 시름의 골 안갯속이다 찬 기운 쌩- 흐르는 12월의 달력을 검지로 그려가는 곡선에 긴 밤이 어여쁜 대설, 동지, 성탄절에 내리는 ‘고요한 평화’ 일품이다 12월의 푸근함은 양심과 의(義)와 나눔이 살아있기 때문이라 한해 최선의 방식으로 세월을 아껴 살았는가 돌아보게 하는 그대 콧등이 시큰할 그리움 고독 깨치는 별빛 되어 시름의 골 쉬이 넘으리
우리 잡곡 깨어나오 “엄마, 쌀 팔러 간다.” 오래전 고개 갸우뚱했던 순간이 문뜩 스쳐 간다 볼수록 털털하게 생긴 보리, 옥수수, 메밀, 기장, 귀리, 밀, 수수, 조, 콩류 까칠한 맛깔로 서민의 곤한 세월 이기는 힘이 된 작물들이다 FTA 가입 이후 갈수록 외국 농산물 저가 공세로 멀어져간 우리 잡곡이여 영양소 균형이 관심사로 크게 주목받는 건강 100세 시대 이름에 구수한 천성 발현하여 친근한 발길을 재촉하는 명 품종으로 깨어나오
낙엽 나뭇가지 떠난 낙엽 자력에 끌리듯 온몸으로 날아든다 가을의 정점을 넘어 몇 초 될까만 꽤나 여유로운 모습 사뿐한 착지로 생끗생끗 대지에 노을이 진다 두고두고 기쁜 일 새 생명을 키워내는 거름이 되는 것 미련도 사치스러워 흔적 없이 사라질 아, 고귀한 사랑이여
가을 하늘 새털구름으로 훔친, 눈부시게 파아란 하늘 아리도록 시큰해 높고 높아 광활하고 깊고 깊어 닿기 힘든 끝이 없는 존재여 해조차 하얘지도록 색채의 묘미를 한껏 쏟아내는 하늘빛 바쁜 일상의 틈새로 한 줌의 산뜻한 여유 홀가분히 다가오네 가슴 속 파고드는, 싱그럽게 파아란 하늘 멀미 날 듯 가을 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