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에 따르면 죽음은 우리 인간에게 있어 가장 독자적이고 확 실한 가능성이라고 한다. 그래서‘죽음에로의 선구(先驅)’ 즉, ‘죽음 에로의 미리 가봄’이 필요하다고 본다(중략). 죽음은 내일이라도 바로 닥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가능성 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사는 사람과 죽음을 남의 일로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의 삶의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은파(김인태) 저(著) 《철학을 만나 오늘도 살았습니다》 (꿈공장플러스, 34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사람이 죽음 앞에 선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참된 인간 존재를 느끼고, 삶의 소중함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고 하 였습니다. 이것을 ‘죽음에로의 선구(先驅)’라고 표현했습니다. 1997년 프랑스의 잔느 칼망 할머니가 122세로 세상을 떠나면서 세계 최 고령자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습다. 이 할머니가 90세가 됐을 때 47세 였던 변호사가 찾아와서 이런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매달 생활비 50만원을 드릴 테니 돌아가시면 사시던 아파트를 제게 주십시오.” 한 달, 두 달, 6개월, 1년…. 그렇게 10년이 지나 할머니는 100살이 되 셨지만 돌아가시지 않았다. 결국 계약한 지
“기술은 우리가 세계를 체험할 필요 없도록 세계를 정리하는 술책이다.” 막스 프리쉬 저(著) 정미경 역(譯) 《호모 파버》 (을류문화사, 24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현대 기술은 인간이 직접 부딪치고 감각하고 느끼며 사는 삶의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몸으로 부딪히며 겪는 체험 대신 ‘기술이 대체한 경험들’ 즉 간접 경험 속에서 살아가게 합니다. 《호모 파버》의 주인공 발터 파버는 기술과 이성의 사람입니다. 그는 통계와 논리, 기계적인 질서를 신봉합니다. 그러나 그의 삶은 기술의 합리성이라는 잣대로는 이해할 수가 없는, 비극적 우연과 감정, 과거의 인연, 죽음이라는, 인간적인 요소들로 무너지게 됩니다. “기술은 우리가 세계를 체험할 필요 없도록 세계를 정리하는 술책이다.” 프리쉬는 이 문장을 통해, 기술이 인간 삶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불확실한 세계를 정리합니다. 시행착오와 우연, 감정적 동요와 비효율을 하나씩 없애줍니다. 기술은 이러한 체험들을 ‘불필요한 고생’ 으로 간주하고, 대체 가능한 기능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러나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에, 혼란 속에서 의미를 찾는 존재입니다. 불완전함과 우연성, 시행
“우리의 재능과 능력도 본디의 성품에 덧칠한 화장(化粧)으로 일종의 은폐이다. 연인 간의 사랑은 물론 친구 간의 우정,가족 간의 정 등 모든 관계 속에 내재된 애정의 가치는 서로의 민낯을 보고서도 함께 웃고 우는 데 있다.” 석산 저(著)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깊은 나무, 3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누군가는 붓 없이도 예술이지만, 누군가는 색으로 완성되는 명화입니다. 화장하지 않아도 예쁜 사람도 있지만, 화장으로 더 빛나는 사람도 있 습니다. 둘 다 아름답습니다. 꾸밈없는 자연스러움도 아름답고, 고운 손길로 꽃잎을 덧입히듯 단장한 화장의 정성도 아름답습니다. 민낯은 담백한 시, 화장은 수놓은 시. 둘 다, 아름답습니다. 생얼은 있는 그대로의 용기, 화장은 마음을 담은 예의입니다. 생얼은 자연의 빛, 화장은 의지의 빛. 빛은 어떤 색이든 아름답습니다. 화장은 나를 꾸미는 일, 민낯은 나를 드러내는 일. 어느 쪽이든 나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꾸밈없이도 좋고, 곱게 꾸며도 좋습니다. 나답다면 그게 답입니다. 화장 안 해도 예쁘다 말해주는 사람도 고맙고, 화장한 나를 더 예쁘다 말해주는 사람도 고맙습니다. 아가서에서는 수없이 사랑하는 여인을 아름답다고
“가면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닌 이유는 화장하는 여자를 보라! 민얼굴보다 화장한 얼굴은 뭇사람의 시선을 즐겁게 해주니 이것은 가면이나 가식이라기보다 선(善)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 특히 언어를 통 한 미集)의 구현이 목적인 문학 분야에서 가식은 필요한 장식의 일종이 라 여길만하다.” 송영우 저(著) 《비교하는 인생에 행복은 없다》 (바른북스, 15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화장은 자신을 과시하고픈 단순한 꾸밈이 아닙니다. 타인을 속이기 위한 위장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기 위한 준비입니다. 엉망인 상태로 나온 얼굴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마치 구겨진 셔츠에 실내화를 신고 정찬 자리에 들어서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대를 위해 이만큼 준비하고 왔습니다’라는 무언의 인사가 화장입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줘야 진짜 사랑이지.’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더욱 아름답게 가꾸 려는 노력도 사랑입니다. 나는 나를 존중하기에 시간을 들여 나를 가꾼 습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을 존중하기에, 더 나은 나로 당신 앞에 서고 싶습니다. 이것이 화장입니다. 문학의 시어(詩語) 또한 언어의 화장이기도 합니다. “가식은 어
“미국에서 해마다 열리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은 ‘최우수 작품상’이다(중략). 그런데 시상식에서 별로 주목 받지 못 하는 상이 하나 있다. 바로 ‘편집상’이다(중략). 1981년 이후로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전부 다 편집상을 수상했 거나 편집상 수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었던 작품들이다. 그리고 아카데 미상 전체 역사를 보더라도 최우수 작품상의 3분의 2는 편집상 수상 후 보작들 중에서 나왔다” 그렉 맥커운 저(著) 김원호 역(譯) 《에센셜리즘》(알에이치코리아, 201-203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소비에트 몽타주 이론의 아버지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은 영화에 대해 중요한 말을 하였습니다. “영화는 편집에서 태어난다!” 영화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관객의 가슴에 와 닿기 위해 서 스토리의 흐름을 조율하고, 감정을 이끌어내며, 시공간을 넘나드는 영화적 마술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편집’입니다. 그래서 편집은 단지 기술이 아니라 영화라는 예술을 완성하는 정점의 하나입니다. 명장면은 현장에서 찍히고 편집실에서 완성됩니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살리는’ 사람은 편집자 입니다. 순서를 바꿨을
1802년 강진으로 유배 온 다산 정약용에게 열다섯 살짜리 소년 황상이 물었다. “저처럼 머리 나쁘고 앞뒤가 꽉 막히고 분별력이 모자란 사람도 공부할 수 있을까요?” 정약용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배우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 병통이 있단다. 기억력이 뛰어난 이는 공 부를 소홀히 하고, 글짓기가 쉽게 되는 이는 들뜨게 되는 폐단이 있고, 이해력이 빠른 이는 곱씹지 않아 깊이가 없단다. 그런데 너에게는 그게 모두 없구나. 너 같은 사람이라야 공부를 할 수 있다. 부지런히 공부 하여라.” 박수은 저(著) 《불안한 삶을 일으켜 세우는 긍정의 기술》 (굿위즈덤, 197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정약용의 이 말은 촌부의 아들 황상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다. 스승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공부한 황상은 문장가로 이름을 날려 정약용이 가장 아끼는 제자가 되었다. 정약용을 끝까지 진심으로 섬긴 제자 또한 황상 이었다.” (197쪽) 마쓰시다 전기, 내쇼날,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인 간 승리를 한 전설적인 사업가로 여겨집니다. 어린 시절 아주 가난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평생 근검 절약할 줄 알아 부자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