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춘호 박사 (Dr. Moses Cho) 아시아통신 방글라데시 특파원 / Thalassemia Hospital and Institute 부원장 공중보건학 박사 /목회학박사/의료선교사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온 인류의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이 말은 어느 시인의 말도, 위인의 말도 아닙니다. 그저 제가 매일 병원의 한복판에서 마주치는 눈빛에서 배운 것입니다. 피 속의 유전, 뿌리 깊은 병 — 탈라세미아란 무엇인가 탈라세미아는 단순한 빈혈이 아닙니다.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생명을 갉아먹는 유전 질환입니다. 부모 모두가 보인자일 경우, 각 임신마다 25% 확률로 환자가 태어나며, 아이들은 출생 후 1~3세 사이에 심각한 빈혈 증세로 병원을 찾습니다. 문제는 치료의 어려움이 아니라, 이 병에 대해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통계조차 닿지 않는 절망의 그림자 방글라데시의 인구는 약 1억 8000명. 그중 매년 15,000여 명이 탈라세미아 환자로 태어납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단지 빙산의 일각입니다. 대부분은 시골에서, 병원도 검사도 받지 못한 채, 서서히 생명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감염되지 않은 혈액의 부족, 감시되지 않는 수혈 시스템
다카, 2025년 8월 2일 | 방글라데시 특파원 조춘호기자 방글라데시의 바느질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노동자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섬세한 직물들은 오늘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 바람을 막아섰던 건, 미국의 37%라는 높은 관세 장벽이었다. 이 장벽이 20%로 낮아졌다는 소식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민족의 삶과 미래를 위한 외교 전선의 승전보였다. 관세 인하, 위기에서 기회로. 지난 8월 1일, 미국 통상대표부(USTR)는 방글라데시산 의류 제품에 부과되던 최고 37% 관세를 20%로 인하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이는 파키스탄(19%)·스리랑카(20%) 수준과 비견되는 수치로, 방글라데시 수출업계에겐 숨통이 트이는 결정이었다. **임시정부 수반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는 “우리가 얻은 20%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400만 노동자의 삶을 지키는 벽돌 하나였다”고 전했다. 국가 안보 자문관 칼릴루르 라흐만(Khalilur Rahman) 역시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응답하면서도, 우리 산업의 중심축은 결코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류 산업의 운명: 실과 바늘로 지탱한 GDP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025년 현재, 방글라데시의 조혼율은 **여성 2명 중 1명(51%)**에 달한다. 이는 남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말하고 있을 때, 방글라데시의 시골 마을에서는 15세 소녀가 아이의 엄마가 되고, 16세의 딸이 가출한 남편 대신 두 가정을 부양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문화의 문제가 아니다. 조혼은 빈곤이 만든 전통이며, 교육이 멈춘 자리에서 뿌리내린 절망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팬데믹, 기후재난, 법의 이중성, 그리고 침묵한 국제사회가 있다. 1. 팬데믹이 남긴 그림자: 학교는 닫혔고, 딸은 시집갔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은 방글라데시 교육시스템에 치명타를 입혔다. 18개월 이상 학교가 폐쇄되었고, 특히 농촌 지역의 여학생들은 다시 교실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 사이 부모들은 **딸을 ‘부양해야 할 짐’이 아닌 ‘시집보내야 할 부담’**으로 보게 되었다. “학교가 문을 닫았을 때, 우리 집 문도 닫혔습니다.”– 나틸라(14세), 라지샤히 지역 조혼 피해자 2. 통계로 드러난 비극 20~24세 여성 중 51.4%, 18세 이전 결혼 경험 팬데믹 이후 조혼율 30% 이상 증가 매일 평균
“지금 우리는 날개를 사는 것이 아니다. 협상의 무게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방글라데시 정부가 보잉 항공기 25대를 추가로 구매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존 계획보다 11대가 더 늘어난 이 결정은 단순한 민항기 구매가 아니다. 이는 국제 무역과 외교의 이면에서 흘러나온 한숨의 무게이자, 강대국과의 불균형한 거래 테이블 위에서 방글라데시가 치른 '관세 회피 전략'의 상징이다. 배경 — 트럼프식 관세 칼날, 그리고 균형의 계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다시금 '35% 관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단련된 그의 경제 전략은 여전히 "미국에 불리한 무역은 철저히 응징한다"는 논리다. 방글라데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60억 달러의 대미 무역흑자가 미국 쪽에서 보면 '불공정'의 표적이 되는 순간, 미국 시장은 언제든지 장벽으로 돌변할 수 있는 낯선 숲이 된다.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선택했다. 보잉 항공기를 대량 구매함으로써, 미국에 '우리는 너희 상품도 충분히 수입하고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수치 너머의 진실 — 균형 맞추기의 기술인가, 종속의 미화인가 공식 보도에 따르면, Biman Bangladesh Ai
“지금 우리는 날개를 사는 것이 아니다. 협상의 무게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방글라데시 정부가 보잉 항공기 25대를 추가로 구매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획보다 11대가 더 늘어난 이 결정은 단순한 민항기 구매가 아니다. 이는 국제 무역과 외교의 이면에서 흘러나온 한숨의 무게이자, 강대국과의 불균형한 거래 테이블 위에서 방글라데시가 치른 '관세 회피 전략'의 상징이다. 배경 — 트럼프식 관세 칼날, 그리고 균형의 계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다시금 '35%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단련된 그의 경제 전략은 여전히 "미국에 불리한 무역은 철저히 응징한다"는 논리다. 방글라데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60억 달러의 대미 무역 흑자가 미국 쪽에서 보면 '불공정'의 표적이 되는 순간, 미국 시장은 언제든지 장벽으로 돌변할 수 있는 낯선 숲이 된다.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선택했다. 보잉 항공기를 대량 구매함으로써, 미국에 '우리는 너희 상품도 충분히 수입하고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수치 너머의 진실 — 균형 맞추기의 기술인가, 종속의 미화인가 공식 보도에 따르면, Biman Bangladesh Air
방글라데시의 평온한 오후가 순식간에 비극으로 변했다. 오늘 오후 1시 6분경, 방글라데시 공군 소속 F-7 BGI 훈련 전투기가 수도 다카 북부 **우타라(Uttara)**에 위치한 밀스톤 스쿨 & 칼리지(Milestone School & College) 캠퍼스에 추락해,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현지 목격자들은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건물을 집어삼켰고,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혼비백산하며 건물 밖으로 탈출하는 아비규환의 상황이 펼쳐졌다고 증언했다. “하늘에서 지옥이 떨어졌다” — 참혹한 현장 사고는 전투기가 방글라데시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직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초저공 비행을 시도하던 중 엔진 결함이 일어났다는 미확인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조종사는 민가 밀집 지역을 피해 학교 운동장 방향으로 비상 조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체는 결국 캠퍼스 건물 일부를 강타하며 폭발했다. 현장에서는 시신 수습이 지연되고 있으며, 화상과 파편에 의한 중상자들이 인근 병원에 긴급 이송되고 있다. 구조 당국은 “수습이 끝나기 전까지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와 군의 대응 — 전
어느 날 두바이의 한 상점에서, 지갑도 카드도 없이 커피 한 잔이 결제된다. 단지 카메라를 바라본 것뿐인데, 계산은 끝났다. 이제 당신의 얼굴이 지갑이 되고, 입장이 되고, 신원이 된다. 누군가는 탄성을 내지른다. “이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그러나 나는 조용히 되묻는다. “이제 얼굴이 문을 여는 시대, 그 문을 닫을 자유는 우리에게 남아 있는가?” 기술은 중립이 아니다 우리는 종종 기술을 ‘선한 도구’로 오해한다. 하지만 기술은 늘 목적을 가진 자의 손에 들려 있다. 그것은 도끼가 될 수도 있고, 도우미가 될 수도 있다. 두바이에서 시작된 얼굴인식 결제는 얼굴이라는 생체 정보를 통해 결제의 혁신을 이루려는 시도다. 카드가 필요 없다. 지갑도 필요 없다. 휴대폰마저 꺼낼 필요 없다. 이제 인간의 신체가 곧 통행증이 된다.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얼굴이 곧 감시가 되는 세계, 그것이 문제다. 감시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얼굴인식 결제는 실시간 CCTV, 공항 출입, 온라인 플랫폼과 연결된다. 당신의 얼굴은 움직일 때마다 흔적을 남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샀는지, 어떤 표정이었는지,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까지. 당신의 얼굴은 모든 것을 말해주는 신원카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