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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만평

「당당한 나라로 서기 위하여 – 보잉 25대, 그 불편한 무역의 언어」

 

 

“지금 우리는 날개를 사는 것이 아니다. 협상의 무게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방글라데시 정부가 보잉 항공기 25대를 추가로 구매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존 계획보다 11대가 더 늘어난 이 결정은 단순한 민항기 구매가 아니다. 이는 국제 무역과 외교의 이면에서 흘러나온 한숨의 무게이자, 강대국과의 불균형한 거래 테이블 위에서 방글라데시가 치른 '관세 회피 전략'의 상징이다.

 

 배경 — 트럼프식 관세 칼날, 그리고 균형의 계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다시금 '35% 관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단련된 그의 경제 전략은 여전히 "미국에 불리한 무역은 철저히 응징한다"는 논리다. 방글라데시 역시 예외가 아니다.

 

60억 달러의 대미 무역흑자가 미국 쪽에서 보면 '불공정'의 표적이 되는 순간, 미국 시장은 언제든지 장벽으로 돌변할 수 있는 낯선 숲이 된다.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선택했다. 보잉 항공기를 대량 구매함으로써, 미국에 '우리는 너희 상품도 충분히 수입하고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수치 너머의 진실 — 균형 맞추기의 기술인가, 종속의 미화인가

 

공식 보도에 따르면, Biman Bangladesh Airlines의 기단 확장과 현대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하지만, 현장의 항공 전문가들 사이에선 다른 목소리도 들린다.

 

"우리는 항공을 사는 것이 아니라, 면세권을 사는 겁니다."
"이 결정엔 파일럿도, 항공정책가도 충분히 참여하지 않았다."
그들이 느끼는 건 기술적 필요보다는 외교적 압박에 따른 결단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이 미중 간 무역 불균형 속에서 취했던 전략과 다르지 않다.
‘보잉 몇 대는, 관세 몇 퍼센트와 맞교환된다’는 글로벌 공식.
그러나 이 공식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때로 국가의 주권을 무디게 한다.

 

 이제는 말할 때 — 방글라데시는 더 이상 '작은 나라'가 아니다

 

방글라데시는 세계 8위 인구 대국이며, 최근 수년간 RMG(의류산업), 인프라, 의약, 항만 개발 등에서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글로벌 협상의 장에서는 ‘수입으로 흑자를 보완하는 나라’, ‘관세를 두려워하는 나라’로 비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천으로만 세계와 협상할 수 없다. 지식으로, 기술로, 전략으로 협상해야 할 시대다.”

 

보잉 항공기 25대 구매가 현실 정치의 타협이었음을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이 결정이 당당한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 되려면, 방글라데시는 다음의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 한다:

 

 우리의 주권은 협상 테이블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는가?

 

우리는 왜 무역 흑자의 가치만큼, 문화와 기술의 흑자를 축적하지 못하는가?

 

국제 사회는 방글라데시를 무엇으로 기억할 것인가—‘싸구려 생산기지’인가, ‘새로운 아시아의 도약’인가?

 

 결론 — 이제는 눈높이를 바꿔야 할 시간

 

보잉 25대, 그것은 단지 하늘을 나는 금속 덩어리가 아니다.
그 속엔 방글라데시의 외교 감각, 경제 전략, 그리고 주권 의식이 함께 실려 있다.

 

더는 구걸하듯 협상하지 말자.
더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기 위해 무기를 들듯 항공기를 들지 말자.

 

방글라데시는 이제 세계의 작은 공장이 아니라, 아시아의 품격 있는 국가로 서야 할 시간이다.
그 시작은, ‘당당한 협상’이라는 말 한 마디를 진심으로 내뱉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조춘호 아시아통신 방글라데시 특파원 | Dhaka, Bangladesh
2025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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