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관세 20% 인하 합의, 땀방울의 외교가 일군 직물 강국의 회복
다카, 2025년 8월 2일 | 방글라데시 특파원 조춘호기자
방글라데시의 바느질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노동자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섬세한 직물들은 오늘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 바람을 막아섰던 건, 미국의 37%라는 높은 관세 장벽이었다. 이 장벽이 20%로 낮아졌다는 소식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민족의 삶과 미래를 위한 외교 전선의 승전보였다.
관세 인하, 위기에서 기회로.
지난 8월 1일, 미국 통상대표부(USTR)는 방글라데시산 의류 제품에 부과되던 최고 37% 관세를 20%로 인하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이는 파키스탄(19%)·스리랑카(20%) 수준과 비견되는 수치로, 방글라데시 수출업계에겐 숨통이 트이는 결정이었다.
**임시정부 수반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는 “우리가 얻은 20%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400만 노동자의 삶을 지키는 벽돌 하나였다”고 전했다.
국가 안보 자문관 칼릴루르 라흐만(Khalilur Rahman) 역시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응답하면서도, 우리 산업의 중심축은 결코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류 산업의 운명: 실과 바늘로 지탱한 GDP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0%,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기둥이다. 이번 협상 없이는,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데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며, 약 400만 명의 의류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을 수도 있었다.
다카 인근 공단의 한 여공은 기자에게 말했다.
“우리는 더 이상 달릴 힘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 관세 인하 소식은... 누군가, 우리를 기억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어요.”
외교의 그림자 속 거래
이번 관세 인하의 대가로, 방글라데시는 미국산 농산물 및 항공기 구매 확대를 약속했다.
보잉 항공기 25대를 구매하기로 계약했고,
미국산 밀 연간 70만 톤 수입 계획도 포함되었다.
이와 같은 상호 협약은 단순히 무역의 균형만이 아니라,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동맹 가능성까지 열어놓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국경을 넘은 파장 — 인도와의 격차 확대
한편, 인도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25%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게 되면서, 방글라데시와의 직물 경쟁에서 상대적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
이 소식에 인도 주요 섬유기업 주가는 최대 7% 하락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 타임즈는 이를 “방글라데시의 전략적 승리이자, 인도 외교 실패의 조용한 비명”이라 평가했다.
교훈과 전망: 무너진 줄 알았던 직물, 다시 짜이다
이 모든 과정은 화려하지 않았다. 각국의 외교관들, 기업가들, 기술자들과 협상가들이 보이지 않는 땀방울로 만든 수작업의 외교였다.
단순히 ‘관세가 낮아졌다’는 뉴스로 그칠 수 없음을 우리는 안다. 이 기사는 우리의 시대, 가장 연약해 보였던 손들이 만든 경제의 기적을 기록한다.
기사 요약
항목 내용
관세 인하 37% → 20% (미국)
산업 영향 의류 수출 80%, 400만 고용 보호
보완 조건 보잉 25대 구매, 미국산 밀 70만 톤 수입
경쟁 영향 인도는 여전히 25%, 방글라데시가 유리한 고지
의미 실익을 지킨 외교적 균형감각, 경제 생존의 승리
“우리에게 천의 한 땀은, 민중의 생명선이다.”
2025년, 방글라데시는 다시 실을 잡는다. 흔들리되 꺾이지 않은 그 손끝이, 이제 세계 무대를 새롭게 짜 내려갈 것이다.
기사: 방글라데시 특파원
조춘호기자
출처: Reuters, The Financial Express, The Daily Star, Hindustan Times, SCMP 외 다수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