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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서울공예박물관, 외벽에 시민 80명 서명 담긴 18m 대형 태극기 걸린다

한복명장 박춘화 장인이 제작한 조각보 태극기 위에 미래 희망을 담은 메시지 작성

 

[아시아통신] 서울공예박물관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시민 참여형 특별행사를 개최한다. 시민과 독립유공자 후손 80명이 함께 만드는 ‘서명문 태극기’ 제작과, 독립운동에 헌신한 공예인을 재조명하는 특별 강연이 함께 열린다. 공예를 통해 독립을 향한 과거의 외침을 오늘의 다짐으로, 더 나아가 미래의 희망으로 잇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먼저 오는 7월 16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서울공예박물관 교육실에서 ‘시민 서명문 태극기’ 제작 행사가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1946년 작, 독립기념관 소장)를 모티브로 기획됐다. 전통 침선 기법을 활용해 제작된 조각보 형태의 대형 태극기(4.5m×3m)에 광복회 소속 독립유공자 후손 40명, 사전 신청 시민 40명, 총 ‘80명’이 ‘앞으로의 80년’을 주제로 희망의 메시지를 적어 2025년 판 ‘서명문 태극기’를 만드는 것. 조각보 태극기 제작은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침선장 이수자이자 대한민국명장 제611호(한복)인 박춘화 장인이 맡는다.

 

이번 프로젝트는 광복회 서울특별시지부 김대하 지부장과 최승우 사무국장을 비롯한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최 사무국장은 조부이신 최영만 선생(1885~1939)의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해 이번 행사에 각별한 마음으로 임한다. 최영만 선생은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며,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은 바 있다. 조부의 뜻을 이어 광복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최 사무국장은 “조부께서 태평양을 건너며 품으셨던 조국 광복의 염원이 ‘앞으로의 80년’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태극기에 서명하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에 남겨진 ‘완전 독립을 위하여 노력하자’, ‘애국’, ‘우리 삼천만 일심이 되자’ 등 독립운동가들의 염원과 오늘날 시민들의 다짐을 잇는 상징적인 작업이 될 예정이다. 과거의 염원이 미래의 희망과 비전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공예로 구현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핵심. 완성된 태극기는 18×10m 크기의 현수막으로 재현되어 서울공예박물관 외벽에 게양되며, 7월 25일부터 8월 말까지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2008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에는 ‘자주독립’, ‘국토의 방제가 되라’, ‘우리에 독립은 단결이다’, ‘민족의 영광을 세계에 드날리자’, ‘힘잇게 싸우자’, ‘한민은 자유민이다’, ‘우리 삼천만 일심이 되자’ 등 완전한 자주독립을 꿈꿨던 독립운동가들의 열망과 다짐이 담겨있다.

 

한편, 이번 행사와 연계하여 오는 7월 26일 오후 2시부터 공예박물관 강당에서 ‘독립을 외친 공예가, 정인호와 장선희’를 주제로 특별 강의를 연다. 김성은 교수(대구 한의대)와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이 강연자로 나선다. 공예인으로서 공예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는 동시에 독립운동가로서 조국 독립과 문화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정인호(1869~1945)지사와 장선희(1893~1970)지사의 생애를 조명한다.

 

정인호 지사(1869~1945)는 대한제국 관료 출신으로 공예와 출판, 발명을 통해 근대화와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1909년, 대한제국 최초의 특허인 ‘말총모자’를 출원하고 말총으로 만든 모자·목도리·핸드백 등을 제작 판매하여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했다. 1919년 3.1운동 이후에는 ‘구국단’을 조직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다 체포되어 5년 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후 말총이라는 전통 재료를 현대적 공예작품으로 승화시켜 1934년 조선미술전람회 최초 입선 후 특선을 총 4회 차지하며 공예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장선희(1893~1970)지사는 1919년 대한민국애국부인회 조직에 참여해 독립선언서를 밀송하는 등, 여성 독립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되어 약 2년 반 동안 옥고를 치렀다. 결혼 후에는 ‘경성여자기예학원(1927)’, ‘조선여자기예원(1932)’를 설립해 자수·조화 등 직업기술 교육을 통해 여성들의 자립을 도왔다. 한편 자수작품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 1938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자수 작품 '용'으로 입선했고, 해방 후에는 이화여대에 자수 전공을 개설해 교수와 초대 과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6.25 전쟁 이후에는 조화로 작품 영역을 확장해 공예품의 상품화와 대중화에 앞장섰다.

 

서울공예박물관의 광복 80주년 기념 행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누리집 내 프로그램 신청 게시판에서 신청하면 된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이번 행사는 공예를 매개로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독립의 정신을 미래로 잇기 위해 기획했다”며 “독립운동가의 외침과 오늘 시민들의 다짐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뜻깊은 행사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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