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초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돈키호테가 말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
리키며 말했다.
“저것 말입니까? 주인님, 저건 풍차예요,풍차! 주인님이 팔이라고
하는 건 풍차의 날개고요. 저게 바람의 힘으로 돌아가면서 방아를 돌리
고, 그 힘으로 밀을 빻는 거잖아요.”
“내 말에 토를 달지 마라,종자야! 저놈들은 포악하디 포악한 거인 군
대가 틀림없느니라. 무서워서 싸움에 나서지 못하겠다면, 여기서 기도나
하면서 기다려라.”
미겔 데 세르반테스 저(著) 김정우 역(譯) 《돈키호테》
(푸른숲주니어, 40-4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돈키호테가 하늘을 보며 달릴 때, 산초는 땅을 보며 걸었습니다. 돈키
호테가 풍차를 향해 달릴 때, 산초는 그의 등 뒤에서 넘어질 자리를
미리 보았습니다. 1인자의 꿈은 언제나 2인자의 등 위에서 자랍니다.
그 둘이 함께여야 비로소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무대 위의 빛은 스포트
라이트가 만들지만, 무대를 지탱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기둥입니다.
산초는 주인공이 되려 하지 않았고, 그저 끝까지 함께 걸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 곁에 아론을, 여호수아 곁에 갈렙을, 바울 곁에 바나바를
두셨습니다. 부르심에는 언제나 곁의 자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산초가
자신의 자리를 떠나지 않았기에 돈키호테의 우스꽝스러운 광기는 사랑이
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서 있는 ‘두 번째 자리’가 하나님의
꿈을 끝까지 살아남게 하는 은혜의 자리입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
임이라.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
라.” (전4:9,10)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