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창수 : 선생님의 개성적 글쓰기는 어떤 작가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은 ‘자수성가형 소설가’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외수 : 그렇지 않다.
열등감을 느낄 정도로 많은 작가의 영향을 받았다.
이외수 저(著) 《마음에서 마음으로》 (김영사, 34쪽) 중에 나오는 구
절입니다.
소설가 이외수는 그 독특하고도 개성 넘치는 해학스러운 문체로 유명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영향 속에서 그 문체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오스카 와일드를 읽으면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부럽고 신
기했다(중략). 막심 고리키는 나에게 그림으로 처면 고흐와 같은 존재
다. 나는 그에게 쉽게 이입되었다. 그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마치 내
이야기를 쓴 듯한 기분이 들었다.
국내 작가로는 김동인, 이상, 이제하,김승옥으로부터 큰 자극을
받았다. 특히 1970년대에 나와 같이 활동했던 작가들은
모두 나에게 문학적 자극과 용기를 줬다. 김원우, 윤후명,
이문열, 박범신, 김성동은 좋은 벗이기도 했고, 문학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쳤다. 좋은 의미에서 경쟁자들이었다. 그들의 치열함을 보면서, 그
들과 같은 시대의 작가라는 사실에 행복했다.”(34-35쪽)
하나님은 누구에게도 같은 색깔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내 빛을 잃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색을 받아들이는 일
입니다. 오히려 여러 색의 빛이 모여야 진정한 백색(빛)이 완성됩니다.
신앙의 길도 그렇습니다. 선배의 믿음, 동역자의 사랑, 성경의 가르침,
교회의 교제가 내 안에 스며들어 ‘내 고유의 신앙의 언어’로 피어나는
것입니다.
이외수가 말한 것처럼, 동시대의 작가들과의 경쟁과 자극이 그를 성장
시켰듯, 우리 또한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통해 하나님을 배웁니다. 나의
믿음은 네 믿음 덕분에 자라고, 네 기도가 나를 살립니다. 영향은 축복
입니다. 신앙인은 자수성가형이 아닙니다. 우리의 믿음은 부모의 눈물,
목자의 가르침, 친구의 기도, 말씀의 역사 속에서 자라납니다. 이 모든
것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를 자라게 하십니다.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
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엡4:16)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