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주장대로라면 영국의 왕 조지 2세와 교황조차도 만족했을 만큼
대단한 권위를 지닌 안과 의사였다. 아니, 하지만 사실 존 테일러는
자기 홍보에 능한 돌팔이에 지나지 않았다(중략). 그의 꽁무니를 쫓아
다니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었다. 요한 제바 스티안 바흐도 그중 하
나였다(중략). 이 돌팔이 안과 의사는 뾰족하게 깎은 도구를 음악 천
재의 눈에 대고 비둘기 피와 분쇄한 소금, 수은 약간을 넣어 만든 치
료용 습포제를 도포했다(중략). 바흐는 완전히 시력을 잃었고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다 넉 달 후 사망했다. ‘기사’ 테일러는 멈추지 않고
치료 행진을 계속했고 8년 후, 헨델의 눈마저 멀게 하고 말았다.”
마이클 파쿼 저(著) 박인균 역(譯) 《지독하게 인간적인 하루들》
추수밭, 190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바흐와 헨델. 인류 음악사의 별처럼 빛나는 거장들이 시력을 잃고,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 배경에는 ‘돌팔이 의사’ 존 테일러가 있었
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기사라 부르며 교황과 왕조차도 현혹시킨 화려한
언변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손길이 닿으면 결과는 참혹했습니
다. 바흐, 헨델, 음악의 별들이 어둠 속에 갇히고, 인류는 더 풍성히
누릴 수 있었던 영감을 잃고 말았습니다.

성경은 이미 이런 현실을 경고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 (마7:15)
겉으로는 권위와 자격을 갖춘 듯 보이지만, 실상은 욕망과 탐욕으로
가득 찬 이들의 손길은 결국 파괴와 상실을 남깁니다.

또한 주님은 바울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탄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고후11:14)
눈에 보이는 반짝이는 포장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진짜와 가짜를 분별
하는 눈을 잃지 않는 것, 그 눈을 말씀 위에 세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시대를 지키는 힘입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