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느라고 누구보다도 고생 많이했다. 그러나 사랑이 있는 고생
이었기 때문에 행복했다.”
김형석 저(著)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2》 (열림원, 8-9쪽) 중에 나
오는 구절입니다.
김형석 교수는 백세를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또렷한 문장으로 삶을 말
하는 철학자입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철학은 결코 먼 사유의 탑에
있지 않고, 부엌의 불 앞과 병실의 의자 곁과 밤늦은 스탠드 불빛 아
래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그가 자주 말하는 한 문장, “사랑이
있는 고생이었기 때문에 행복했다”라는 고백은, 긴 이론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생애가 압축된 진실처럼 가슴에 남습니다.
그는 오랜 세월 아내의 병상을 지켰습니다. 함께 걸어온 동반자가 병
으로 쓰러졌을 때, 그는 철학자 이전에 남편이었고, 학자 이전에 한 인
간이었습니다. 약을 챙기고, 밤마다 체온을 살피고, 잠결에 들려오는
신음에 깨어나는 일상이 오래 이어졌습니다. 그 시간을 “사랑이 있는
고생”이라 했고, 그 고생이 행복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보통 고생이 사라진 상태를 행복이라 부릅니다. 편안함, 자유,
부담 없음... 그런데 김형석 교수는 반대의 길을 보여 줍니다. 사랑이
있다면, 고생은 고통이 아니라 의미가 되고, 짐이 아니라 관계가 되며,
피하고 싶은 불행이 아니라 스스로 택한 행복한 삶이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 없는 편안함은 공허하고, 사랑 있는 고생은 아프지만 충만합니다.
인생의 끝에 서서 뒤돌아볼 때, 얼마나 많이 가지고 누렸는가 보다 얼
마나 사랑했는가가 가장 소중한 일임을 알게 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고전13:7)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