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에서 중요한 능력은 바로 창의력입니다. 시에 담긴 공백은 독
자가 채워 넣는 부분이며. 따라서 좋은 시는 독자를 성장하게 만들어
줍니다.”
김태현 편저(編著) 《걸작 문학작품 속 명언 600》(리텍콘텐츠, 24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지금 시대는 답을 외우는 시대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시대입니다.
누가 더 많이 아느냐보다, 누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느냐가 중요해진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 창의력은 문학에서, 특히 ‘시’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시는 말이 적습니다. 짧고 간결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시는 말하지 않는 것을 말하려는 예술입니다.
은유(隱喩)는 그 중심에 있습니다. 시를 읽으며 우리는
단어 사이의 침묵을 듣고, 은유 속에 숨은 세계를 상상하고, 나 아닌
다른 존재의 마음에 들어가 보는 연습을 합니다. 그것이 곧 ‘생각
하는 힘’입니다. 어쩌면 시는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내가 다 말하지 않을게. 너의 생각으로 채워봐.”

이 요청은 독자를 수동적 존재에서 능동적 창조자로 끌어올립니다.
그래서 좋은 시는 독자를 성장하게 만듭니다. 시인은 하나의 문장을
썼지만, 독자는 그 문장을 읽으며 열 개, 스무 개의 생각을 펼쳐냅니다.
이는 단순한 문학 감상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을 훈련하는 일이
기도 합니다.

영국의 설교가이자 시인인 존던 (John Donne)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성경을 쓰실 때 성령은 바른 내용만 아니라 묘미, 조화, 언어의 선
율도 기뻐하셨다. 독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최고의 은유와 기타 수
사법까지도 기뻐하셨다.”

하나님은 논리만으로가 아니라 아름다움과 감성, 은유와 상징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문학은 세상의 언어와 사고방식을 배우는 통로이며, 동
시에 복음을 현대적 언어로 번역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예수께서 다시 비유로 대답하여 이르시되” (마22:1)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