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에 들면 능선에 감춰진 산길에 들면 나무뿌리가 실랑이 걸어오기 일쑤다 정신 차릴 때면 7부 능선, 멧돼지가 과식한 구덩이 곁에서 짙게 풍기는 더덕의 향긋함이 지나친 건 산행 안전을 위한 주의보 발령이렷다 이마에 땀방울이 입가에 흘러내리면 세상일 짜다고 떠나가고, 귓가에 자연의 소리 달려서 온다 비경은 슬그머니 속살을 드러내면 무심했던 구름은 시기할만한 모양새로, 수풀은 갖가지 색깔 담아 행복의 길로 초대를 한다 구불구불 오르내리는 산길은 삶의 굴곡진 이야기를 무던히 표현한 추상화, 욕심의 그림자를 떼내면 삶의 실타래가 술술 풀린다 나를 만나러 가는 산길에 나무들이 팔 벌려 환영하니 마음 비우는 仁者가 어찌 산을 좋아하지 않겠으랴 능선에 감춰진 산길을 내려올 쯤 나무뿌리가 실랑이 걸어오지 않음은 마음의 짐이 많이 벗어진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