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라의 간계는 결과적으로 이순신을 수군통제사 자리에서 끌어내리
고, 대신 원균이 후임이 되는 조선 수군 최고 수뇌부의 교체를 가져왔
다(중략). 요시라의 반간계에 의해, 조선 수군의 최고사령관이 된 원
균은 몇 달 후 칠천량전투(7월 15일)에서 졸전 끝에 도망가다 죽고,
조선 수군은 궤멸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종각 저(著) 《일본인과 이순신》 (이상, 220쪽) 중에 나오는 구절
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출정하라는 선조의 명령을 거부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보의 불확실성 (반간계에 대한 의심)입니다.
이순신은 요시라가 전해준 정보(가토 기요마사가 특정 날짜에 바다를
건넌다는 정보)를 믿지 않았습니다. 적의 정보원이 제공하는 정보를 근
거로 함대를 움직이는 것은 위험이 너무 컸습니다.
둘째, 지형적 불리함과 기상 조건 때문입니다. 가토가 건너온다는 안골
포와 거제도 인근 해역은 암초가 많고 물살이 험했습니다. 또한 당시
겨울 바다의 풍랑은 판옥선 부대가 작전을 수행하기에 매우 위험한 상
태였습니다.
셋째, 수군의 운용 원칙 때문입니다. 이순신의 전략은 항상 ‘선승구
전(先勝求戰, 먼저 이겨놓고 싸운다)’이었습니다. 적의 본진이 있는
부산 앞바다까지 깊숙이 들어가는 것은 적의 수중에 스스로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격이었으며, 자칫 조선 수군의 주력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작전이었습니다.
이순신은 ‘조정을 기만하고 임금을 무시했다’는 죄명으로 한양으로
압송되어 고문을 받게 됩니다. 이순신 대신 원균이 조선 수군을 이끌고
칠천량으로 출정하여 괴멸하게 됩니다. 이순신이 옳았던 것입니다.
신앙인도 때로는 세상의 소리, 마귀의 유혹과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할 순간을 만납니다. 분별은 진짜 순종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끝까지
묻는 것입니다. 세상의 거센 요구가 하나님의 뜻과 충돌할 때, 신앙인은
박수 소리가 아닌 진리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베드로와 사도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사람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니라.” (행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