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레오파트라는 강대국 로마에 맞서 이집트의 독립을 지키려고 애쓴
인물이다. 그런데 로마인들은 클레오파트라에게서 정치가의 면모를
완전히 지워버리고,오로지 미모를 무기로 남자를 유혹해서 욕망을 달
성한 여인으로만 남겨놓았다. 로마가 자랑하는 두 영웅 카이사르와 안
토니우스를 차례로 유혹한 클레오파트라가 몹시 괘씸했던 모양이다. 그
러나 클레오파트라를 역사적으로 복권시키는 유일한 길은 그를 요염한
‘여인’으로서가 아니라,야심 만만하고 탁월한 ‘정치가’로 재평가해
주는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시오노 나나미 저(著) 오화정 역(譯) 《국가와 역사》(혼미디어, 42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오랫동안 ‘치명적인 여인’으로만 기억되어 왔습니다.
로마의 시선 속에서 그녀는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유혹해 자신의 욕
망을 달성한 요부로 남았고, 그 정치적 기개와 국가적 투쟁은 철저히
가려졌습니다. 그러나 클레오파트라의 단순한 매혹의 화신이 아니라,
강대국 로마에 맞서 이집트의 독립을 지키려 했던 정치가였습니다.
물론 그녀의 판단에는 오류가 있었습니다.

“클레오파트라는 조국 이집트의 독립을 걸고 승부에 나섰다가 보기
좋게 참패했다(중략). 자신의 매력을 과신한 점,시대의 흐름을 놓친
점,그리고 2인자에게 국가의 존속을 내맡기는 도박을 했다는 점이 클
레오파트라의 과오이다.”(34쪽)

매력을 정치적 무기로 삼았던 그녀의 전략은 일시적 이득을 주었으나,
결국 나라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성경은 사람의 힘과 꾀로는 영원한 나
라를 세울 수 없음을 일깨워 줍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시편146:3).

클레오파트라는 ‘2인자’에게 국가의 운명을 맡겼습니다. 그러나 인간
권력에 의존한 도박은 끝내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장면은 우
리가 누구를 의지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습니다. 권력자도, 매력도, 정
치적 술수도 구원의 길이 되지 못합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참된 안전과
미래가 있습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