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8월의 녹음이 짙어질 때면 광복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뜨거운 여름날, 거리 곳곳에 울려 퍼졌을 환희의 함성 뒤에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수많은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온한 일상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갈등과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역사를 기억하고 그 의미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독립운동가들이 꿈꾼 나라는 단순히 광복을 맞이한 것을 넘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엄을 지키며 살고 후손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을 예우하는 일은 과거에 대한 감사의 표현임과 동시에 선열들의 뜻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이어가는 일이다. 보훈 업무의 현장에서 만난 유가족분들의 이야기는 늘 마음에 오래 남는다. 국가가 그 희생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는 분들이 계셨
[아시아통신] - 한류의 원조와 비극의 탄생! - 150년 전 파리를 매료시킨 한류의 원조 : 조선의 무희 리진! 역사 속에 지워진 한 여인과 우리가 마주한 미래 우리에게 익숙한 나혜석이나 윤심덕보다 무려 30년이나 앞서 서구 문명의 심장부를 경험한 여인이 있습니다. 프랑스 사교계에서 '조선의 여신'으로 칭송받았으나, 정작 모국인 조선의 공식 역사서에는 단 한 줄의 기록도 남지 않은 여인, 바로 리진(Li Jin)입니다. 그녀의 삶은 극적인 해방과 참혹한 구속이 교차하는 거대한 모순이었습니다. 150년 전, 신분제의 사슬을 끊고 파리를 유영했던 리진의 비극은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며 '인간의 존재 이유'가 위협받는 지금, 리진이 겪은 정체성의 붕괴는 곧 우리가 마주할 서늘한 미래의 예고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니체의 비극론을 통해 삶을 재조명하고, 물질적 풍요와 기술적 풍요라는 '황금'에 질식당하지 않기 위해 현대인이 갖춰야 할 예술적 주체성을 가져야 합니다. 150년 전 프랑스를 휩쓴 '원조 한류'의 시작 19세기 말 파리는 동양에 대한 지적 갈증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였습니다. 《춘향전》과 《심청전》이 번역 출
매일 아침 국가유공자분들의 성함과 헌신이 기록된 서류를 검토하며 일과를 시작하는 나에게 6월과 7월은 단순한 달력상의 숫자가 아니라 큰 의미를 지닌 달이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6·25 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한국 군사 정전에 관한 협정’은 3년 1개월간의 포성을 멈추게 했다. 올해로 6·25 전쟁은 76주년, 정전협정은 73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행정의 최일선에서 마주하는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의 삶은 그 자체가 ‘살아있는 역사’다. 전쟁의 흔적을 몸에 새긴 채 노년의 고단함을 견디는 노병, 전사한 남편을 가슴에 묻고 홀로 가정을 지켜낸 배우자, 그리고 아버지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성장한 자녀들까지... 이들의 삶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이 결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제 보훈은 과거의 희생을 기억하는 ‘추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법적 소명을 바탕으로 고령화되는 유공자들을 위한 의료·돌봄 체계를 촘촘히 구축하고 사각지대 없는 보상을 실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아직도 미비한 기록이나 자료 부족으로 공훈을 인정받
최근 대한민국은 점점 세계 방산 시장의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이 이뤄낸 초대형 방위산업(K-방산) 수출 계약과 독자적인 첨단 무기 체계 개발 소식은 국민들에게 큰 자긍심을 안겨준다. 이 경이로운 기적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1950년 6월 25일, 대한민국 군대에 가장 부족했던 것은 다름 아닌 ‘무기’였다. 제대로 된 탱크 한 대, 전투기 한 대 없이 소총 한 자루에 의지해 밀려오는 적을 막아내야 했던 가장 어둡고 무력했던 시절에, 우리에게 기꺼이 무기와 장비를 내어주고 함께 싸운 전 세계 영웅들을 기억해야 한다. 76년 전 이 땅에 포성이 울렸을 때, 전 세계 22개국에서 온 195만 명의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오직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 군수물자가 턱없이 부족했던 우리 군대에 유엔군이 아낌없이 지원해 준 무기와 장비, 그리고 그들이 흘린 피와 땀이 없었다면 오늘날 세계적인 방산 강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는 7월 27일은 바로 그들의 헌신을 기리는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2013년 정전 60주년을 계기로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였다. 6․25전쟁 참전국 정부대표단
6월의 푸른 녹음이 우거진 계절, 우리는 다시금 '현충(顯忠)'이라는 두 글자를 마주합니다. '드러낼 현(顯)'에 '충성 충(忠)'. 그 이름의 뜻처럼, 현충일은 역사의 그늘 속에 잠든 고귀한 넋들을 세상의 빛 가운데로 모시는 날입니다. 단순히 멈춰 선 시간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뿌리를 지탱해온 거대한 희생의 역사를 현재의 삶 속으로 불러들이는 엄숙한 의식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은 결코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오늘이 그저 지나가는 하루일지 모르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간절한 ‘내일’이었습니다. 포화 속에서 조국을 외쳤던 이름 모를 학도병부터 낯선 타국에서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 영혼들까지. 그들이 흘린 피와 눈물은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나무를 키워낸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현충일의 묵념은 과거를 향한 작별 인사가 아니라 그들이 남긴 유산을 소중히 가꾸겠다는 살아남은 자들의 굳은 다짐이어야 합니다. 국가의 품격은 그 나라가 누구를 기억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영웅을 기억하지 않는 민족에게는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바칠 헌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충일 아침, 전국에 울
어느덧 6월을 맞았다. 누군가는 6월을 1년 중 중간지점 혹은 여름의 시작이라고 단순히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은 우리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현충일로부터 시작해 6·25 전쟁 및 제2연평해전 등 대한민국 현대사의 아픔과 극복의 역사가 6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활약했던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바탕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신 분들을 위해 우리는 보훈의 가치를 알아야 할 것이다. 보훈의 가치는 단순한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탱하고 위기를 이겨내는 힘이다.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께서 이 나라를 우리에게 물려주신 만큼 우리도 보훈을 통해 이분들에게 보답할 차례이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보훈의 첫걸음은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에 대한 존중과 감사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에게 걸맞은 예우를 드리는 문화를 확산시켜 보훈을 드높이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다. 국가보훈부에서도 올해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제71회 현충일 추념식 등을 비롯한 여러 행사를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