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각지쟁(蝸角之爭)”
장자(莊子)의 「칙양(則陽)」편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달팽이 뿔 위에서의 싸움”이라는 의미입니다.
어느 날 장자는 꿈을 꾸었습니다. 두 개의 뿔이 있는 달팽이 한 마리가
지나갑니다. 작고도 가는 그 뿔 위에서, 두 개의 나라가 서로를 겨누고
있습니다. 창을 들고, 칼날을 세우고, 그 위에서 피를 흘립니다. 하지만
달팽이는 아무 말이 없이 땅을 아주 천천히 기어갈 뿐입니다.
장자는 그때 깨달았습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여긴 것들도, 어쩌면 달
팽이 뿔 위의 전쟁이 아니었을까?”

오늘 우리가 씨름하고 있는 문제들, 그토록 싸우고 쟁취하려 하는 것
들이 영원의 시선 앞에서는 너무나 작고 덧없을 때가 많습니다.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두 나라의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말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외치라 대답하되 내가 무엇이라 외치리
이까 하니 이르되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사40:6)

영원 앞에선 모두 들풀이고, 들꽃이고, 곧 사라질 숨결입니다.
높은 자리도, 많은 소유도, 큰 이름도 모두 바람 속의 먼지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겨야 할 싸움은 세상 속 더 많은 것을 움켜쥐려는 손과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 안의 탐욕과 교만, 조용히 들어와 마음을 흐리는
세속과의 싸움입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