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통신]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무궁화의 잎을 갉아먹는 해충인 큰붉은잎밤나방(왕붉은잎큰나방, Rusicada privata)의 성페로몬을 합성·동정하고, 이를 활용한 교미교란제를 개발하여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교미교란제는 해충의 성페르몬과 동일한 물질을 인공적으로 대량 방출해 수컷이 암컷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혼란을 유도하며 해충을 방제한다. 이는 해충의 짝짓기를 방해하여 번식을 차단함으로써 2세대 개체군의 밀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도 해충 번식을 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교미교란제는 현장 실증 시험 결과, 교미교란제를 처리한 구역에서 수컷의 유인이 효과적으로 차단됐고, 유충에 의한 무궁화 잎의 식엽 피해가 약 70% 감소 되어 우수한 방제율이 확인됐다. 이 기술은 효과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특허 등록에 이어 유기농업 자재로도 등록(공시-2-5-345)을 완료해 실용화를 앞당겼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 기술을 친환경 방제 전문 회사인 ㈜에이디에 기술이전했으며, 친환경 교미교란제 제품을 제작하여 상용화했다. 특히 이번 기술이전은 생활권 수목 해충에 적용한 국내 최초의 교미교란제 상용화 사례로, 도심 공원이나 가로수 등 농약 사용이 어려운 지역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진은 무궁화 이외에도 생활권 수목의 해충 방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무궁화 해충 외에 벚나무 해충인 복숭아유리나방, 동백나무 해충인 차독나방의 교미교란제를 이용한 방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 김준헌 박사는 “공원이나 가로수처럼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서는 농약 살포에 제약이 많은 만큼, 교미교란제와 같은 친환경 방제 수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광복절 80주년을 맞이하여 무궁화 해충에 대한 친환경 방제제가 개발되어 많은 사람들이 농약의 위해 없이 무궁화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