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병철명예회장 과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독백(獨白)처럼, 또는 공개적으로 한탄했던 일이 하나 있다. 삼성이 '르노'와 손을 잡고 자동차 사업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현대자동차는 초 긴장했었다.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회장은 삼성의 자동차 사업 진출을 막으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이유는 국내 제1의 재벌그룹인 삼성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면 자신들의 아성(牙城)이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국, 삼성의 이병철회장과 이건희 회장은 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초기에 공급했던 르노자동차를 전량 회수하여 '보다 좋은 차를 개발해 세차로 바꿔 배상하라'는 엄명까지 내렸던 적이 있다. 1등상품을 만들라는 주문이었다. 그럼에도 삼성은 1등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늘 되뇌였던 한탄의 말이 "왜, 삼성은 유독 자동차에서는 1등을 못하느냐?'"는 것이었다. 르노삼성자종차는 23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서바이블 플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서바이블 플랜'이란 '생존싸움'을 말한다. 죽을 각오로 살아보자는 뜻이랄 수 있다. 8년동안의 적자 굴레에서 탈출해 보겠다는 의지도 서려있다. 수출물량 부진에서 비롯된 위기를 고정비 절감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차는 연 10만대 안팎이던 수출생산량이 지난해 1만 9152대로 격감했다. 지난해 연 자동차 판매량은 11만 6166대로 2004년 8만 5098대이후 16년 만의 최저치였다. 2012년에는 1,720 억원의 적자를 내자 그해, 900여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이를 통해 이듬해에는 영업이익 444억원을 내면서 흑자전환한 바 있다. 르노삼성은 이번 전사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시행에 앞서, 최근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면서 남은 임원들의 임금을 20%씩 삭감했다. 지난해 그노삼성은 6종의 신차를 출시했었지만 올해엔 아직 전무한 상태이다. 르노삼성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