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自慢)이 지나치면 교만(驕慢)이 된다. 교만이라함은 겸손함이 없이 오만한 모습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를 일컫는 말이다. 성현(聖賢)이나 선각자(先覺者)들은 교만의 끝은 결국 패망(敗亡)이라고 했다. 정부는 올 2월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땅에 상륙한 이후, 열심을 다 했다. 콜레라 퇴치등 과거 두 세차례의 경험과 그 때 쌓은 노하우와 전문 방역인력, 조직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우리는 그런대로 문제를 잘 수습했다. 우왕좌왕하는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과는 무척 대조적이었고, 일사분란한 조직적이 돋보였던 게 사실이다. 군계일학(群鷄一鶴)이란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많은 국민과 시민들이 자신의 생명 위험을 무릅쓰며 현장 봉사하는 모습은 세계를 감동케 하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거의 1년이란 세월을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워왔다. 1차와 2차의 대유행고비를 슬기롭게 잘 넘긴 것이다. #...그런데 올해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채 11월 중순 이후 '3차 대유행'이 발발했고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져가고 있다. 왜 일까? '3차 대유행은 과연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감염병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대략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하고 있다.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일부 국민들의 비참여와 몰지각함, 도덕성의 결여 등의 문제는 제처두고, 감염병 전문가들의 지적 사항을 중심으로 근인(根因)을 찾아보려고 한다. #...첫째는 착각 내지 자아도취(自我陶醉)때문이다. 1차 대유행은 특정한 집단을 중심으로 한 집단적 발병이었고 , 따라서 집단발병 지역 몇 곳을 차단시킴으로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2차 대유행 때도 거의 비슷했다. 일부 대형 종교시설, 요양원, 병원, 야간 유흥시설 등의 집단시설 을 중심으로 유형은 다소 변형 됐지만 집단발생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맥락이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우리 같은 비전문가들이 분석해보는 낮은 수준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2차 유행이 일기 시작했을 때 3차 대 유행으로 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아 대책을 서둘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차와 2차는 양상이 매우 달랐다고 보고 있다. 무증상자를 매개한 코로나 확산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고 있던 때라고 진단한다. 그 때부터라도 '무증상자'문제에 집중했다면 3차 대유행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결국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이다. 두번째 요인은 'K-방역 신화'에 도취한 정부 당국의 교만과 오만함 때문인 것으로 진단한다. '내가 잘했다' '내 덕이다'라는 교만함을 대내외에 들어내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다보니 막상, 내 발등으로 뜨거운 물이 스며들고 있음을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다 결국 또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는 것이다. 2차 대유행 때는 사실, 방역보다는 국민 경제와 국가 경제를 먼저 생각했던게 분며아다 네 차례에 걸친 추경으로 코로나19로 가라앉은 경제를 살려보려는데 더 많은 노격과 시간을 집중한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이 '타이밍'을 강하게 역설하고 있는 것은 '무증상자' 감소 내지는 '발본 원인 제거'를 위한 '코로나 19의 진단검사 확대'문제가 포커스이다. 정부와 방역당국이 바로 이 기회와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K-방역'을 자랑하면서도 '무증상자'를 미리 파악하고 찾아내는 일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우리보다 외국에서 이들에 대한 선제적 예방활동이 앞섰다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는 무료검사의 경우 외국과는 달리 진상이 있는 경우에 한해 받을 수 있도록 제한해 왔다. 때문에 거리 거리를 바이러스 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아직 증상은 없는 '잠재 환자'들이 활보하고 있었고, 이들이 중요한 전염매체가 됐다는 것이다. 병상 마련도 중요하지만 무증상자를 찾아내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선결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