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을 책을 펼칠 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면, 세상의 코어를 이
루는 것이 반드시 희망 내지 사랑만은 아니며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인간들과 혹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나 자신과 필연적으로 상종하거나
공존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자 태초부터 운명 지어진 비극이라는 사실이
지. 그리고 그 비극을 견디는 게 인생의 거의 전부야.”
구병모 저(著) 《절창》(문학동네, 302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책 속에는 동화 같은 꿈과 희망을 주는 향기도 있지만, 지저분한 도심의
뒷골목 같은 악취도 나옵니다. 책은 이 세상을 정직히 드러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과 희망이라는 아름다운 조화를 꿈꾸지만, 실제
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들과 부딪히며 공존의 문법을 익히는
데 생의 대부분을 할애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책장을 넘기는 행위는
달콤한 위안을 향한 도피가 아니라, 비릿한 현실의 민낯을 직시하며
생의 내성을 기르는 훈련에 가깝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역사는 죄와 전쟁 탐욕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그리스도인들도 저 세상이 아닌 이 세상에서 살기에 인간의 죄로 말미
암아 생긴 가시에 수없이 찔립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가시 하나
없는 꽃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이 가시 길을 주님의 손을 붙잡고 끝
까지 짊어지고 걸어가는 순례의 여정입니다. 인생의 절창(絶唱)은 모든
슬픔이 사라진 자리에서가 아니라, 그 슬픔을 견디고 또 견디면서도 여
전히 하나님을 향해 노래를 멈추지 않는 자의 입술에서 울려 퍼집니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
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
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고후4:8-10)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