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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서울역사박물관, 서울 명문가의 기록 회동정씨 자료 기증받아

서울 양반가문의 형성과 거주, 고위 관료 활동을 보여주는 중요 자료

 

[아시아통신] 서울역사박물관은 한양의 회현동 일대에 오랫동안 거주하여 ‘회동정씨(會洞鄭氏)’ 라고도 불린 동래정씨 문익공파 문중(종손 정상훈)으로부터 조선시대 가문의 역사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일괄 유물 1,413건 1,863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회동정씨는 조선 전기 문신 정광필(鄭光弼, 중종 대 영의정) 이후 한양의 회현동 일대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거주했다. 조선시대 전 기간에 걸쳐서 12명의 정승과 수많은 고위 관직자를 배출한 가문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경화사족(京華士族, 한양에 거주하며 중앙 관직에 진출한 사대부 가문)이다.

 

회현동의 회동정씨 집터에는 현재 우리은행 본점이 있다. 12정승이 배출된 곳으로 지금도 유명하며, 옆에는 회동정씨의 자취를 알 수 있는 500살이 넘은 은행나무(서울시 보호수)가 있다.

 

회현동은 남산 아래에 있다. ‘회현’이란 방명(坊名)을 동명(洞名)으로도 부른다. 문익공 정광필의 옛집이 있는데 지금도 그 후손이 대대로 살고 있다. 집에 은행나무가 있는데, 세상에서 전하기를, “신인(神人)이 ‘12개의 서대(犀帶)를 이 나무에 걸 것이다’라고 했는데, 정씨 중 재상에 오른 사람이 상당히 많은데도 아직 남은 대(帶)가 있다.”고 한다. - 유본예(1777~1842),『한경지략(漢京識略)』중

 

기증유물은 가문의 계보와 역사적 기록에서부터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생활문화 자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격의 자료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유물로는 △가문 구성원들이 관직에 임명되고 활동한 사실을 보여주는 교지·간찰 등 고문서류 △제례와 의례 문화를 담은 제문·의례 기록 △회동정씨의 대표 인물인 정원용의 초상화 일습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옻칠함, 의복 등의 생활용품이 있다.

 

이번 기증유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료는 정동만(1753~1822)으로부터 정인승(1859~1938)까지 5대에 걸쳐 발급된 임명문서 500여 점이다. 조선시대 명문가에서는 벼슬에 오른 선조들의 영예로운 자취였던 교지나 교첩(敎牒)과 같은 관리 임명장을 소중히 여겨 보관했다. 그중에서도 회동정씨의 임명문서 일괄은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헌종(憲宗)·철종(哲宗)·고종(高宗) 세 임금 아래에서 영의정을 지낸 정원용의 교지(敎旨)가 300여 점이고, 의정부우찬성·한성부판윤을 지낸 아들 정기세와 좌의정을 지낸 손자 정범조의 교지도 160여 점이 넘는다. 이는 동래정씨 가문이 서울의 명문 경화사족 중에서도 으뜸이었음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자료라 할 수 있다.

 

특히, 연로한 신하를 우대하기 위해 의자[几]와 지팡이[杖]를 하사하면서 내린 정원용의 사궤장교서(賜几杖敎書)는 조선시대에도 그 사례가 많지 않은 희귀한 문서이다.

 

정원용은 헌종의 사후, 강화도에 직접 가서 철종을 모셔와 왕으로 옹립한 인물이므로 철종과 인연이 깊었다. 1862년에 정원용이 과거 급제 60주년인 ‘회방(回榜)’을 맞이하자 철종은 이를 기념해 사궤장교서를 내리고 궤장을 하사했다.

 

궤장은 70세 이상까지 현직에 있었던 대신만이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매우 영광스러운 물품이며, 현존 수량도 드물다. 이번 기증유물에 포함된 사궤장교서는 현재 남아있는 지팡이와 함께 정원용에 대한 철종의 신뢰와 예우를 보여주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기증유물에는 헌종부터 고종까지 여섯 차례 영의정에 오른 정원용이 사직을 청했음에도 고종이 만류하며 내린 불윤비답(不允批答) 두 점도 포함되어 있다.

 

불윤비답은 삼정승과 같은 대신(大臣)이 사직을 청했으나 허가하지 않을 경우 국왕이 내린 문서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례가 매우 희귀하다.

 

1868년에 정원용은 86세의 나이에 여섯 번째로 영의정에 임명됐다. 정원용은 곧 병을 이유로 사직을 청했지만 고종은 허가하지 않았고, 이어서 정원용이 두 번째 사직을 청했으나 역시 윤허하지 않았다. 정원용이 네 번째 사직을 청하고 나서야 고종은 마지못해 노대신의 사직을 허락했다.

 

고종은 정원용을 나라의 버팀목으로 여겼기에 그를 영의정으로 붙잡아두고자 했는데, 이런 고종의 뜻이 두 번째 사직청원에 대한 불윤비답에 잘 나타나 있다.

 

이 밖에도 경산 정원용 초상화 일습이 있으며, 규장각 관원들을 임명할 때 내리는 독특한 형식의 각신교지(閣臣敎旨), 순조 임금이 직접 채점한 어고시권(御考試券), 정원용의 칠순과 회근(回巹, 혼인 60주년), 회방일을 맞을 때마다 여러 지인이 보낸 축하 시문 등, 조선 후기 명문가의 삶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문서와 생활용품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상복(喪服)과 부인 의복 등 가문의 의례와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복식 자료는 조선 후기 명문가의 생활문화를 생생하게 전한다. 특히 동래정씨 가문에서 실제 사용된 상복 일습은 착용자가 확인되는 전통 상복 사례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함께 전하는 부인 의복은 사대부 가문 여성의 일상 복식과 착용 관행을 살필 수 있는 자료이다.

 

이번 기증은 서울역사박물관이 서울의 정치·사회사, 경화사족의 형성과 생활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실증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정상훈 동래정씨 종손은 “가문에 전해 내려오던 자료들이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되고, 연구와 전시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이러한 기록들이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이번 기증은 서울 회현동에 세거한 경화사족 가문의 형성과 활동을 문서와 초상, 생활 자료를 통해 종합적으로 살필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기증유물을 바탕으로 연구와 전시, 교육 등 다양한 활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역사박물관은 학술 연구와 보존 처리를 진행한 뒤, 오는 12월 기증유물특별전을 통해 이번 기증유물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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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모아타운·모아주택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소규모정비 통합심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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