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분야 대한 아는 척과 그 외의 분야에 대한 모르는 척이
매너로 여겨지는 학문의 세계”
스즈키 유이 저(著) 이지수 역(譯)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리프, 7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학문의 세계는 지식의 바다이면서도 동시에 예의의 세계입니다.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에, 각자의 섬을 하나씩 맡아 지키
고, 다른 섬에 대해서는 조심스레 거리를 둡니다. 그것이 겸손이자 질
서이며, 생존 전략이기도 합니다.
전문 분야에서 ‘아는 척’은 책임의 표현입니다. 학자는 자신이 연구한
영역에서는 확신에 찬 목소리를 냅니다. 이 ‘아는 척’은 허세가 아
니라 오랜 시간의 축적이 만들어 낸 책임감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자기 분야 밖에서는 ‘모르는 척’이 매너가 됩니다. 모든 주
제에 대해 아는 체하는 사람은 지적 교만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모르는
영역 앞에서 한 발 물러서고, 질문을 던지고, 경청하고, 배우는 자세,
‘모르는 척’은 무지가 아니라 존중의 기술입니다.
인간 관계도 그러합니다. 직장에서, 공동체에서, 각자의 전문성과 역
할이 있습니다. 이 전문가들 앞에서 아는 척하지 않는 것이 관계의 평
화를 지키는 예의입니다.
학자들의 세계에서 제일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지식의 한계에 대한
자각’입니다. 진정한 학자는 많이 알수록 자신이 모르는 것이 더 많
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무지의 바다를 본 사람만이 겸손해질 수 있
습니다.
우리는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누구나 검색 몇 번으로
지식을 얻고, 누구나 전문가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모르는 척의 품격’이 중요합니다.
“미련한 자는 자기 행위를 바른 줄로 여기나 지혜로운 자는 권고를 듣
느니라.” (잠12:15)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