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굵은 못을 박고 사는 사람들이
생애가 저물어가도록
그 못을 차마 뽑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자기 생의 가장 뜨거운 부분을
거기 걸어 놓았기 때문이다
시인 윤효의 시 「못」입니다.
누구에게나 가슴에 그런 못이 있습니다.
잊고 싶지만 잊히지 않는 이름, 지우고 싶지만 지워지지 않는 상처,
떠나보냈지만 여전히 가슴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기억.
사람들은 종종 그 못을 뽑지 못한 채 조심조심 살아갑니다.
아프다는 걸 알면서도 그 못을 뽑아버리면
내 생의 가장 뜨거웠던 순간까지 함께 사라져버릴까 해서입니다.
상처를 미워하면서도 그 상처가 품고 있는 뜨거움을 사랑합니다.
그 못은 고통의 흔적이지만, 한때 정말로 울었고, 정말로 살아 있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못이 아픈 만큼, 그 자리에 걸어 두고 싶었던 마
음도 깊었습니다. 아직도 마음에 박힌 못이 있다면, 그것은 뜨겁게 살
아온 흔적입니다.
이 세상 최고의 못은 십자가의 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못을
피하지 않으시고 온몸으로 감당하심으로 우리를 향한 붉은 사랑을 완성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깊이 사랑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 (갈6:17b)
그의 삶에 박힌 못은 주님을 향한 사랑의 흔적이었습니다. 복음을 위해
뜨겁게 살아온 사랑의 증거였습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