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라는 글귀가
버스를 따라 둥실 떠갑니다.”
김미라 저(著) 《위로》 (샘터, 8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도 자유이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도 큰
자유입니다. 우리는 늘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고 있
습니다. 해야 할 일, 쌓인 메시지, 끝나지 않는 일정표…. 그러나 ‘아
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는, 그 모든 ‘해야 함’에서 벗어나 ‘존재
함’으로 돌아가는 자유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집처럼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는 시간, 이 멈춤은 게으름이 아니라, 나를 다시 빚는
시간입니다. 빈 그릇은 무엇이든 담을 수 있고 빈 집은 누구나 쉬어갈
수 있습니다. 나를 빈집처럼 비워두는 시간, 아무것도 채우지 않는 시
간. 그 고요 속에서 나는 다시 나로 빚어집니다.
멈춤은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시간이며, 내 안의 소음을 잠재우고 다시
주님을 바라보는 거룩한 쉼의 시간입니다. 하나님은 종종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시편 46:10)
“너희는 가만히 있어!”
빈집처럼 비워진 마음, 그곳에 주님이 찾아와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
으실 때, 우리는 다시 살아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란 하
나님의 손에 나를 맡기는 믿음의 자유입니다. 내가 조종하지 않아도,
주님이 내 인생의 방향키를 붙들고 계심을 신뢰하는 마음입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