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적으로 청각예술인 시와 음악은 특히 감정이입이 잘 이뤄지는 예
술이다. 그중에서도 더욱 직접적으로 감정이입이 이뤄지는 건 음악과
노래를 통해서다. 노래가 시보다 더 직접적으로 감정이입이 되는 것은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따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철웅 저(著) 《노래가 위로다》(시사N북, 36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공명’을 갈망합니다. 내 마음의 떨림이 누군가의
마음과 맞닿을 때, 그 순간이 곧 감정이입이고 공감입니다. 예술은 이
공명을 만들어내는 도구인데, 그중에서도 청각예술인 시와 음악은 특
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시는 언어의 가장 순수한 형태로 감정을
빚어냅니다. 읽는 순간, 우리는 단어 사이의 여백 속에서 시인의
체온을 느끼게 됩니다.

시는 소리를 내어 읊조리기도 하지만, 대개 눈으로 따라가며
의미를 곱씹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시는 감정이입을 서서
히, 점진적으로 깊게 만들어 줍니다. 반면, 음악과 노래는 더 직접적
입니다. 멜로디는 곧장 가슴을 두드립니다. 특히 노래는 ‘듣는 예술’
을 넘어 ‘따라 부를 수 있는 예술’이기에 감정이입이 한층 강렬합니
다. 단순히 감상자가 아닌 ‘동참자’가 되는 순간, 우리는 노래 속의
감정을 자기 목소리로 체험합니다.

시가 의미의 다리를 놓는다면, 노래는 정서의 파도에 몸을 던지게 합니
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들 때 시를 읽으며 위로를 얻기도 하지만, 진짜
울음을 터뜨릴 때는 노래를 부릅니다. 시가 사유의 등불이라면, 노래는
서정의 불길입니다.

찬송은 인간이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노래요, 노래 중의 노래입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직결되는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노래가 가슴을
울린다면, 찬송은 영혼을 살립니다. 세상의 노래가 순간의 아픔을 달
랜다면, 찬송은 영원을 향한 희망을 심어 줍니다. 노래는 즐거움으로
끝나지만, 찬송은 감사와 경배로 이어집니다.
노래는 기억 속에 남지만, 찬송은 하늘에 상달됩니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
이니라.” (사43:21)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