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구조구급과 소속 김종호(34) 소방장.
지난 12일 오후 1시경 가족들과 제주도 함덕해수욕장을 찾은 김 소방장은 바닷가에서 산책을 하다 한 여성이 방파제에서 사진을 찍던 도중 미끄러져 바다에 빠지는 것을 목격했다. 3m 가량 높이의 방파제에서 바다에 빠진 여성은 물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허우적 거리기 시작했고, 주변 일행들은 옷가지를 던지며 필사적으로 구조를 시도했다.
당시 바다의 수심은 2m 가량인데다 수온도 매우 차가웠고, 현장은 일행들의 울부짖는 비명소리까지 맞물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
김 소방장은 옷을 벗을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바다로 몸을 던진 뒤 여성에게 접근했고, 필사적으로 여성을 끌어안고 무사히 바다 밖으로 빠져나왔다.
김 소방장의 발빠른 구조 덕분에 여성은 별다른 부상 없이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었다.
김 소방장의 이같은 선행은 지난 15일 소방청 ‘국민의견 및 칭찬’ 코너에 당시 구조자와 일행이 칭찬글을 잇따라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구조자는 ‘김종호 구급대원님 감사합니다’란 제목의 칭찬글을 통해 “사진을 찍다가 미끄러져 바다에 빠져 아무리 물밖으로 나오려해도 바람이 많이 불고 파도가 쳐서 몸이 뜻대로 되지 않았는데, 누군가 괴력의 힘으로 저를 번쩍 들어올려 구해주셨다”며 “물밖으로 나와 정신을 차려보니 그 분은 이미 가신 뒤였다. 다행이 일행이 연락처를 받아놔 감사함을 표하려 했으나 한사코 거절하셔서 이렇게 글로나마 고마움을 표현하게 됐다”고 김 소방장을 칭찬했다.
이어 “가족들과의 여행, 본인의 폰이 다 망가지면서도 저를 구해주신 김종호 구급대원께 가슴 깊이 감사하고 머리 숙여 존경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소방장이 근무하는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도 구조자와 일행이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와 감사인사를 전했다.
김종호 소방장은 “특수구조대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구조할 수 있었으며, 제가 아닌 어느 소방관이었더라도 당시 상황을 목격했더라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작년에도 급성 백혈병 환우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을 했는데 올해도 뜻깊은 일을 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