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추락을 막겠다는 목적아래 금융지원자금 200조원을 서둘러 마련했다. 여기까지는 시의적절했고 당연히 정부가 해야할 긴급상황에 열의를 보인 것 으로 평가 받을 만하다. 그런데, 1년이 넘도록 이렇게 마련한 ‘돈’의 절반 이상이 금고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늘 ‘경제는 타이밍’임을 강조해 왔는데 아직 우리의 경제 상황 등이 이 돈을 써야할 정도가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일까? 기간산업안정자금(기안자금)의 경우, 마련한 지원자금 중 1%대 집행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어떤 까닭인지 많은 경제인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2월 7일부터 올 3월 5일까지 총 195조원에 달하는 ‘코로나 금융지원 패키지 프로그램’을 준비했고, 이중 49,3%에 해당하는 96조 2,000 억원을 집행했다. 절반 이상을 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금융지원프로그램은 △소상공인대상 긴급 경영자금 43조 7000억원 △중소*중견 대출*보증지원자금 37조8000억원 △금융시장안정화 자금 73조 5000억원 △기간산업안정 자금 40조원 등 4가지이다. 이 가운데, 소상공인 대상지원금은 36조원이 나가 집행률 82,3%를 기록했고, 중소*중견기업 대출 및 보증은 37조 2000억원으로 집행률 98,5%에 달했 다. 이 두 프로그램은 대부분 국책은행이나 시중은행을 통해 대출과 보증 형식으로 운용돼 순조롭게 진행됐다. 반면, 기안자금은 겨우 6,198억원이 집행, 집행률 1,5%에 머물렀고, 금융시장안정화 프로그램은 22조 7,000억원으로 집행률 30,9%에 그쳤다. 지난해 5월 출범한 40조원 규모의 기안기금이 실제로 집행 된 곳은 아시아나 항공 3,000억원, 제주항공 321억원, 기간산업협력 업체 2,877억원이 전부이다. 1,5%만 활용되고 나머지 95%는 아직까지 ‘취침 중’이라는 것이다. 4개 구분 중 금융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은 크게 ①채권시장 펀드 ②증권시장안정펀드③ 저신용등급 회사채 및 기업어음(cp)매입 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가지 목적을 위해 50조 7000억원이 조성됐는데 쓴 돈은 10% 내외이다. 총괄적으로 볼 때, 정부가 코로나 19와 관련하여 어렵사리 마련한 200조원의 금융지원 자금은 코로나 19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산업부문, 자영업자를 포함한 민생 경제의 활성화 등을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가장 '타임리히트'하게 활용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코로나19의 장기화 속에 기(旣)조성된 자금 중 절반 이상이 용도에 쓰여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가 있다. 따지고 보면 이 재정은 국민의 혈세(血稅)요, 우 리 2세들이 걸머져야 할 '짐'이기도 하다는 점을 기억했으면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