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주요계열사의 이사회(理事會) 구성원들을 확 바꾸고 있다. 과거의 연공서열(年功序列)의 '룰'과 틀을 벗어나 성별· 국별· 연령별 벽을 허물면서 글로벌 체제 구축에 앞장 서 나서고 있는 중이다. 기업조직에서 이사란 자리는 매우 중요한 포스트이다. 등기이사의 경우는 직접 기업의 경영 전반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지니고 있으며,비 등기이사를 대표하는 사외이사 등의 경우도 그들의 전문성과 경륜,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기 업의 정책 결정 등에 깊이 관여하며 상당한 힘을 과시하는 자리이다. 지금까지는 사내에서 오랫동안 몸을 담으며 회사를 위해 멸사봉공(滅私奉公)한 직원들에게돌아 가던 그런 자리였다. 그런데, 이런 전통과 직장 내의 ‘관습’이 확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글로벌이다. 연령, 성별불구, 국적 불구하고 이제는 누구던 ‘세계를 꿰뚫는 혜안과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인물이라면 ‘이사의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현대차 그룹의 이 같은 과감한 결정은 ‘젊은 총수 정의선회장’의 경영 의지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또 하나의 뒷배경으로는 정의선회장의 부친인 정목구명예회장의 ‘행보’와 ‘결단’이 뒷받침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자신의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았음에도 현대모비스 등의 등기이사직에서 내려오기로 결단했다. 건강상의 이유 등이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그 것보다는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과감히 자리에 연연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그룹의 주요 계열사 이사회 맴버가 올들어 외국인에 이어 여성사외이사, 젊은 상무급 사내이사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가 일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 정책대학원 교수를 핵심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현대차그룹의 첫 여성사외이사 영입이다. 강교수는 기술경영과 경영전략분야에서 30년 가량 연구활동을 했다. 또, 1971년생인 고영석 R%D기획위원 을 선임했는데 이 자리는 평이사가 아닌 상무급 이사 자리이다. 이같은 사례도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이에 앞서, 카롤노이만 전 콘티넨탈 최고경영자(CEO) 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바 있다. 현대그로비스는 여성사외이사로 윤윤진 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 부교수를 선임했다. 그는 1972년 생으로 현대차 그룹 주요 계열사 사외이사 중 최연소 임원이다. 기아는 앞서, 여성인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분리선출하는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에 중용했다. 현대차는 2019년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영입하는 등 다양한 인룰 찾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