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신화통신) '중국 생활용품 생산의 도시'라 불리는 저장(浙江)성 이우(義烏)시의 상인들이 코로나19 확산에도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우시의 한 대외무역회사 직원인 24세 샤오딩(小丁)은 이우 국제상무성 4구역의 신룽(欣隆)크리스털점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벽에 걸린 크리스털 시계를 가리키며 가격을 묻고 있다.

샤오딩의 휴대전화 너머에는 팔레스타인 바이어가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외 바이어가 중국에 올 수 없게 되자 샤오딩은 그들의 '눈'이 돼 일하고 있다.

한 직원이 지난달 29일 이우 국제상무성에서 바이어와 원격으로 화상을 연결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코로나19 확산으로 샤오딩의 근무 시간과 방식은 크게 바뀌었다. 

그는 중국과 6시간 시차가 있는 팔레스타인 시간에 맞춰 일하고 있고 매일 밤 9시와 10시, 심지어 그보다 더 늦은 시간까지 바쁘게 일하고 있다.

샤오딩은 "이전에는 바이어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매했지만, 이제는 바이어가 이우에 올 수가 없어 우리가 제품의 세부 사항을 바이어에게 전달하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주문 절차는 불편하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외국 바이어들의 수요는 여전하다는 게 샤오딩의 설명이다. 

이어 "중국산 생활용품의 경쟁력은 뛰어나다"며 "해상 운송 운임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음에도 출하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 게 바로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샤오딩의 팔레스타인 바이어는 온라인으로 상점 몇 곳을 구경하고 난 후 컨테이너 절반에 달하는 크리스털 공예품을 주문했다.

왕쉬쉐(王許雪) 먀오먀오(苗苗)장난감유한회사 책임자가 지난달 29일 완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우 국제상무성의 상인들은 시장 수요 변화를 예리하게 포착해 새로운 활기를 찾고 있다.

왕쉬쉐(王許雪) 먀오먀오(苗苗)장난감유한회사 책임자에 따르면 가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물건이 크로스 백, 모자 등 전통 아동용품에서 노래 100곡이 저장되어 있고 사람의 말을 배울 수 있는 인터랙티브 장난감인 '춤추는 선인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왕 책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시장의 인터랙티브 장난감 수요를 관찰하고 음성 인터랙티브 장난감을 개발했는데 이 장난감 덕분에 기업 연 매출이 10%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 해상 운송 비용이 급등했는데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았더라면 운송 비용 상승을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책임자는 바이어들이 인기 제품 수입을 위해 더 비싼 항공 운송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항공 운송 운임이 ㎏당 50위안(9천원)으로 인상되더라도 매일 인기 제품 3천 개 출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30일 다양한 제품이 구비된 후이강자팡(慧港家紡)의 한 매장. (사진/신화통신)

이우 국제상무성의 후이강자팡(慧港家紡)에는 다양한 카펫과 침구류가 진열돼 있다.

 이곳 주인인 천팡팡(陳芳芳)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가게에서 샘플을 정리하고 사진을 찍어 해외 바이어에게 전송하고 있다.

후이강자팡의 지난해 매출액이 1억 위안(약 193억2천100만원)을 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도 적절한 대응을 통해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시장 환경이 경영과 업무 방식을 변화시켰지만 바뀌지 않는 것은 이곳 이우 국제상무성 상인들의 적극적인 대응과 혁신의 자세를 꼽는다. 이에 이우시의 수출입 총액은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해관(세관)부서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이우시의 수출입 총액은 737억6천만 위안(14조2천4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8% 증가했다.

 이는 저장성 수출입 총액의 10.2%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이 비중은 지난해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