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2021년 세법개정안을 26일 발표했다. 정부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일자리⋅투자⋅소비를 지원하며 서민⋅중소기업 및 취약 계층 세제지원 강화와 과세형평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에서 경제 성장 및 취약 계층을 위한 세법 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그러나 재정의 효율적 활용과 심각한 양극화 개선을 위한 적극적 노력 그리고 충분한 수준의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세제 개편의 의지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은 아쉽다.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세수는 약 1조 5천억 원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전략기술 R&D 세제지원 등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에 대한 감세가 약 8천 7백억 원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R&D에 대한 지원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성과를 고려한 재정의 효율적 집행이라는 측면에서 이번의 세제 개편안이 제대로 검토되었는지는 의문이다. 현재 기업의 R&D에 대한 지원은 이번에 제시된 세액 감면과 같은 조세지출과 정부에서 예산으로 직접 지원하는 재정지출,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형식의 차이는 있어도 정부의 재정이 쓰인다는 점에서 두 가지 방식은 동일한 성격의 것이다. 재정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는 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을 통합 관리해서 특정한 기업이 과도하게 지원을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조세지출과 재정지출은 통합해서 관리되고 있지 않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어느 정도의 혜택을 받고 있고 그 지원으로 인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분석되어야 한다.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대부분의 세금 감면이 R&D에 대해 이루어지는 만큼 지원을 받게 되는 기업에 대한 조세지출과 재정지출 현황을 점검해 재정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