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란 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참 묘한 곳에 위치해 있다. 북쪽에는 거대한 중국이 버티고 있고, 남쪽 바다 저 편에는 약삭빠른 일본이 있다. 샌드위치 형세이다. 때문에 이들 두 나라는 우리에게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갈등관계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대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법인들의 매출이 최근 4년 새 30%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을 끈다. 아주 민감한 사안이다. 고고도(高高度)미사일 방어시스템(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내의 한한령(限韓令)과 미중무역분쟁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의 상황으로 보면 대기업들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 내에서의 생산 거점화'의 한계성 등이 급속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으로 인한 '다변화'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생산기지를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 기타 지역으로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1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 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내에 생산법인을 두고 있는 113개사 320개 법인을 대상으로 2016년 이후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이들 법인의 총 매출은 지난해 103조 9,825억원으로 2016년의 143조 3,916억원에 비해 27,5% 금액으로 39조 4,09억 원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부품업종의 감소세가 가장 컸다. 해당 업종 99개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총 22조 3,104억원으로 2016년의 54조 7,480억원 대비 무려 59,2%나 감소했다. IT, 전기전자업종 59개 법인의 매출은 지난해 51조 6,530억원으로 2016년의 63조 4,711억원보다 18,7% 줄었다. 이런 매출 감소 속에 삼성전자의 텐진법인과 쑤저우법인은 이미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중국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했고, LG전자도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선언한 상태에서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과 조선, 기계, 설비, 철강, 제약, 식음료 등 5개 업종은 오히려 매출이 증가함으로써 중국시장 내에서의 업종판세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엿 볼 수 있다. 거대한 대륙, 거대한 시장인 중국의 상황 전반을 우리는 예의 주시하며 항상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