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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우호도시]

기사입력 2022.05.14 17:21 | 조회 10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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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청주시 해외통상사무소 우한(武漢)대표처 소장인 이종혁씨(45)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공원 광장을 지나 10분 만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 9개월 가까이 우한에 근무하면서 이른 아침 생활에 익숙해졌다.

    우한에서의 생활에 대해 묻자 청주시 문화체육관광국 소속 공무원인 이씨는 다소 수줍은 표정으로 "우한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더 좋다"며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이곳이 더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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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혁씨(오른쪽)가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모습. (사진/신화통신)

    지난해 초 한국에만 머물던 이씨는 해외로 나갈 기회가 생겼고 우한이 최우선 목적지로 떠올랐다.

    "중국 우한, 일본 돗토리현, 미국 워싱턴주 벨링햄시는 모두 청주의 국제자매도시다. 청주는 우한과 2년간의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고 일본·미국과는 6개월에 불과한 단기 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글로벌 업무 경험을 더 많이 쌓기 위해 우한 근무를 신청했다." 이종혁씨는 당시 우한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신청·면접·선발 등 6개월에 달하는 절차를 거쳐 지난해 8월 우한에 왔다. 이씨는 "출발 전 가족들은 내가 타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마스크·감기약·옷가지 등 물품을 상자에 가득 챙겨 왔다"고 말했다.

    "본토 확진자가 없을 경우 일부 넓은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최근 무증상 감염자가 간혹 보고되고 있지만 우한의 수많은 곳에서는 무료 코로나19 핵산 검체 채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공장소에 출입할 때 직원은 건강코드·싱청마(行程碼·이동동선코드)를 확인하고 사무실과 숙소에서도 매일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이씨는 이러한 보호 조치들이 그를 안심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근무지는 우한 핵심 상권 중 하나인 시베이후(西北湖) 인근 한 무역빌딩에 자리해 있다. 그의 사무소는 주로 두 도시의 중소기업이 무역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무소 내부에 자리한 진열대 두 줄에는 청주시 기업에서 연구개발(R&D) 및 생산한 화장품·농산물·일용품 등 샘플이 진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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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혁씨가 청주에서 생산된 이색 제품을 소개해 주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이씨는 "청주에는 독특한 특색을 가진 화장품과 친환경 농산물 가공품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중국에 널리 보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소가 올해 우한·광저우(廣州)·상하이 등지에서 진행되는 박람회에 청주 제품을 전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온라인으로 우한-청주 기업 간 연계를 증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이씨와 우한의 인연은 지금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주와 우한은 22년 전인 2000년 우호협력도시 관계수립 합의서를 정식 체결하고 ▷경제무역 ▷문화 ▷공무원 ▷청소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교류를 전개했다. 두 도시는 2014년부터 서로 공무원을 파견하며 상호 연수를 시작했다. 이씨도 당시 청주에서 연수 중이었던 우한시 소속 공무원 3명과 친하게 지냈다.

    중국어 학습에도 열정적인 그는 현지 원어민 선생님을 통해 열심히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책상 위의 노트를 펼치자 흰 종이에는 그가 쓴 중국어 단어 및 시사(詩詞)로 빼곡히 차 있었다. "내 중국어 실력이 점차 나아졌으면 한다. 중국어 실력이 나아지면 여러분과 더 잘 소통할 수 있고 더 많은 곳을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3개월 후면 이종혁씨는 우한 근무 임기 중 절반을 채우게 된다.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이씨는 "만약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고 내가 청주와 우한 두 지역을 쉽게 왕복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우한에서 한 차례 더 근무할 의향이 있다"면서 "우한은 엄청 크고, 사람들도 매우 착하며 이곳의 생활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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