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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소설이란?


“소설은 신학자와 철학자와 학자들이 전날 짜놓은 양탄자를 밤새 풀어
헤치는 것입니다.”

밀란 쿤데라 저(著) 권오룡 역(譯) 《소설의 기술》 (민음사, 21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짜는 것이 아니라 풀어헤침으로 진실에 접근한다는 것, 매력적입니다.
쿤데라가 말하는 소설이 그렇습니다. 확신에 찬 이론과 체계가 촘촘히
짜놓은 매듭을 한 올씩 풀어, 그 틈에 숨죽이고 있던 한 사람의 모호
하고 떨리는 삶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인생도 그러합니다. 세상이 정해 준 정답과 남들이 덧씌운
이름표로 바쁘게 살다가도, 조용한 밤이면 하나씩 풀어놓으며 진짜 내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잘 짜인 것을 풀어헤치는 일은 무너뜨리는 일이
아닙니다. 그 속에 묻혀 있던 한 사람의 진짜 모습을 꺼내는 일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잘 짜인 인생보다 잘 풀어놓은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체면을 풀고, 자랑을 풀고, 고집을 풀어헤치면 그 아래 숨어 있던 진짜
내가 드러납니다. 하나님은 그 초라한 모습을 책망하시기보다 십자가의
사랑으로 덮어 주십니다. 신앙은 내가 나를 완성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하나님께 풀어놓고 그분의 손에서 다시 짜이는 일입니다.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
물게 하려 함이라.” (고후12:9)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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