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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함


“누구나 어렸을 때부터 차곡차곡 모아온 추억 상자를 보관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상자에는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성적표,선물로 받은
갖가지 물건들이 있겠지요. 그런데 그중에는 도저히 아름다운 추억이
라고 할 수 없는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
들이 가끔 이 물건들을 꺼내 보며 상념에 빠지고는 합니다(중략).
당신을 웃음 짓게 만드는 물건을 제외하고는 전부 버려야 합니다. 행
복한 기억만 떠올리기에도 시간은 부족합니다.”

임하나 저(著) 《소중한 사람과 함께 읽는 책》 (북찌, 180쪽) 중에 나
오는 구절입니다.

 

 

그러나 웃음 짓게 하는 것만 남기라고 하면, 우리의 상자는 금세 텅
비고 맙니다. 나를 웃게 하는 것, 나를 슬프게 하는 것도 있지만,
나를 애틋하게 하는 것도 있습니다.
부치지 못한 편지, 빨간 줄이 그어진 성적표, 다시는 입지 못할 교복,
이제는 걸려 오지 않는 번호가 적힌 낡은 수첩, 옛집 열쇠,
아버지가 쓰다 남긴 오래된 만년필, 어머니 글씨가 적힌 택배 송장,
아이가 어릴 적 삐뚤빼뚤 써 준 “사랑해” 쪽지,
여행 갔던 날의 날짜가 찍힌 빛바랜 기차표...

 

 

이런 것들은 버리려고 집어 들었다가도 다시 상자에 넣게 됩니다.
버리려고 손에 집었다가, 문턱까지 갔다가, 결국 도로 제자리에 놓게
만드는 그 무엇. 그것이 애틋함입니다.
사람은 행복만 먹고 살지 않습니다. 버리지 못한 애틋함을 함께 품고
살기에 신비하고 황홀합니다.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새기어 생각하니라.” (눅2:19)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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