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점진적 개선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행위 덕분이기도 하고,
당신이나 내가 처한 상황이 대단히 나쁠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충실히 무명의 삶을 살다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에서 쉬고 있는
많은 사람들 덕분이기도 하다.”
조지 엘리엇 저(著) 이미애 역(譯)《미들마치》 (민음사, 66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조지 엘리엇의 본명은 메리 앤 에번스, 여자가 쓴 소설은 가벼운 이야
기로만 읽히던 시대에 남자의 필명을 빌려야 했던 작가입니다. 그의 대
표적인 소설 《미들마치》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이름을 감춰야 했던
작가가, 이름 없이 살다 간 이들에게 바치는 마지막 문장입니다.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은 역사에 기록된 몇몇 큰 이름 때문이 아니
라, 기록되지 않은 채 충실히 살다 간 무명(無名)의 성실함 때문입니다.
봄이 화려한 것은 꽃의 공로가 아니라, 겨우내 언 흙을 붙들고 놓지
않은 뿌리의 섬김 때문입니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무덤 속에 조용히 누워 있는 사람들. 무엇보다도 하나
님은 이들을 다 보고 계셨습니다.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마6:6b)
세상은 무대 위의 꽃만 기억하지만, 하나님은 무대 아래에서 뿌리가
되어 준 사람을 기억하십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의
수고가 사라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사람의 역사책에는 이름이 빠질
수 있어도, 하나님의 생명책에는 눈물 한 방울과 작은 충성 하나까지
기록됩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