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는 말을 주고받으면서 우리는 4, 5백 미터쯤 어슬렁거리며 걷는다.
평소의 긴요한 용건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말하자면 ‘별 볼일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걸을 뿐이다.
“저 하늘 빛 좀 보세요.” 라든가, “오늘은 강에 물이 많네요.”라든
가, “자작나무 새싹이 제일 아름다워 보이는군요.”라는 등,우리 두
사람만 공감하는 세계다. 그저 그뿐이다. 하지만 그런 대화마저 주고
받지 못하는, 감정이 메말라버린 부부도 있다.
미우라 아야코 저(著) 김지숙 역(譯) 《부부는 아픔으로 크는 나무》
(문지사, 81-82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여보, 저녁노을 예쁘다.” “그게 돈이 되냐?” 이런 메마른 부부,
생각보다 많습니다. 큰 얘기 하려다 싸우는 게 아닙니다. 작은 얘기를
안 해서 멀어지는 것입니다. 쓸데없는 소리를 실컷 나눌 수 있는 사이,
그게 진짜 가까운 사이입니다. “저 구름 꼭 붕어빵 같지 않아?”
“그러게 말이야” 이런 것이 충만한 부부입니다.
하나님도 똑같으십니다. 거창한 기도만 기다리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늘 하늘 참 좋네요. 감사합니다.” 그 한마디를 기다리십니다.
기도는 용건이 아니라 동행입니다. 하나님과 가까운 사람은 기도 제목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말을 많이 거는 사람입니다.
부부가 용건만 말하면 회의가 되고, 하나님께 간구만 하면 기도가 보고
서가 됩니다. 사랑은 대단한 사건보다 사소한 감탄을 함께 나누는 데서
자랍니다. 충만한 부부는 별 볼일 없는 날에도 별 이야기를 나누고, 충
만한 신앙은 별일 없는 날에도 하나님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내가 여호와를 항상 내 앞에 모심이여” (시16:8)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