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안다고 쉽게 단언하지 마십시오. 곡선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지
금껏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모습이 보입니다(중략). 다르게 보이는 순
간,사랑이 시작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유영만 고두현 공저(共著) 《곡선으로 승부하라》 (새로운 제안, 14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배우자를 다 안다는 사람은, 평생 라면만 끓여 먹고 세상의 모든 요리를
통달했다고 우기는 사람과 똑같습니다. 사람은 작은 우주라서, 어제 다
봤다 싶어도 오늘 낯선 별 하나가 슬그머니 떠오릅니다. 코를 골며 자는
남편이 얄미워 죽겠다가도, 그 코골이가 하루치 고단함이 끊어 준 영수
증이라는 걸 알아챈 순간, 미움이 꼬리를 내립니다. 아내의 잔소리도
소음이 아니라 ‘걱정의 사투리’로 번역하면 다정한 언어가 됩니다.
그러니 다 안다고 눈을 감지 말고, 아직 모른다며 눈을 떠야 합니다.
낙심은, 관찰을 멈춘 사람의 병입니다. 새로이 보기를 멈춘 것이 낙심
입니다. 부부싸움의 팔 할은 상대를 ‘다 안다’는 착각에서 옵니다.
열린 마음으로 자세히 보면 다 안다고 믿었던 얼굴에서, 아직 읽지 못한
문장 하나가 보입니다.
배우자를 다 안다는 말은 사랑의 고백이 아니라 교만의 고백입니다.
하나님도 사람을 날마다 새 은혜로 만나시는데, 우리가 어찌 한 사람을
어제의 기억 속에 가두겠습니까. 남편과 아내는 완성된 설명서가 아니라
아직 펼쳐지지 않은 하나님의 편지입니다.
부부의 행복은 서로를 다 알아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아직 모른다고 무릎
꿇는 겸손의 자리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아직도 마땅히 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고전8:2)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