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가족외식을 했다. 우리가 찾은 집은 소문난 돼지갈비집(중략).
마침내 숯불이 들어오고,고기가 올려지고,밑반찬이 제법 푸짐하게
깔렸다(중략). 그때 이봐! 하는 큰소리가 귀에 들렸다. 옆자리였다.
이 상추 언제 들여온 거야? 이걸 손님 먹으라는 거야? 순간 막 갈비를
입에 넣으려던 그의 아내와 아들 딸 모두 순간 정지화면이 되고 말았다.
종업원이 몇 번씩 고개를 수그리는 것도 모자라(중략) 상추를 새 것으로
바꾸어 주고(내가 보기에는 그게 그거 같았지 만),밑반찬 모두를 새
것으로 바꿔주고...한동안 우리 옆자리는 가장 주목받는 자리가 되어
버렸다. 그렇게 한바탕 난리를 치른 뒤 그집 식구들은 다시 젓가락을
들었고,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저녁을 먹고 있었다.”
정철 저(著) 《불법사전》 (리더스북, 144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상추 한 장을 이긴 그 사람은 그날 저녁 가족 모두에게 졌습니다.
그는 식당 사장과 종업원에게는 대장군이었으나, 아내 앞에서는 민폐장
군이었고, 아이들 앞에서는 갈비 비계보다 더 떼어내고 싶은 고통 덩어
리였습니다. 장부란 상추를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상추쯤은 너그럽게
져 주는 사람입니다. 가족 외식은 단지 고기를 먹으러 가는 행사가 아니
라, 가족의 행복과 소망을 확인하는 소박한 예배입니다. 예배 때 화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이지, 깻잎 검열과 상추 심문과 종
업원 공개재판이 아닙니다. 가장의 권위는 목소리의 데시벨에서 나오지
않고, 작은 불편 하나를 웃으며 삼키는 마음의 깊이에서 나옵니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 (잠16:32)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