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코로나마저도 노부부의 사랑의 끈을 끊지는 못했다. 결혼하여 67년을 함께 지낸 노부부가 같은 날 거의 같은 시각에, 같은 장소에서 함께 세상을 떠났다. 방역수칙 때문에 딸은 떠나는 부모님을 호스피스 병동의 창문 밖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딸은 병실과 연결된 마이크를 통해 "사랑합니다"라고 했고, 아버지는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어머니는 무슨 말인가를 하려는 듯 했지만 끝내 하지 못했 다. 이들 부부는 15분 간격으로 세상과 이별을 했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올해 88세인 남편 빌 일니스카와 92세인 아내 에스터 일니스카가 코로나 19를 이겨내지 못하고 나란히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AP는 남편 빌이 먼저 이 날 오전 10시 경 눈을 감았고, 15분 후 아내도 뒤를 따랐다고 전했다. 지난 달 나란히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은 처음에는 병세가 그리 심하지는 않았지만 워낙 고령이었기에 악화돼 결국 호스피스 병동으로 함께 옮겨졌고, 이날 같은 장소, 같 은 시각에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이들 노부부는 20일 후이면 결혼 67주년 기념일을 맞이하는 찰라였다. 아마, 모르긴해도 이들 노 부부는 바로 며칠 뒤, 하늘나라에서 결혼 67주년 기념 촛불을 함께 켜고 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곳에서도 노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지속될 것을 확신해 본다.
박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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