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소방서 앞에는 한 해에 한 번씩 7년동안 '1천원 짜리로만 가득한 돈박스'가 놓여져 왔다. 그 박스 안에는 어김없이 간단한 메시지 한 구절이 적혀 있곤 했다. 내용은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고자 늘 힘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였다. 지난 12일 밤에 전달된 '돈 박스'안에도 "코로나 19에도 시민을 위해 힘써 주셔서 소방관 여러분 늘 감사합니다"란 응원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박스 속에는 1천원짜리로 450여만원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원주소방대원들이 그 익명의 기부자를 찾아낸 것이다. 물론 그는 끝까지 자신의 이름이나 어디에 사는 누구라는 것조차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원주 어느 길목에서 풀빵을 만들어 팔고 있다는 정도만 알아냈다. 그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12일 밤, 기부금이 담긴 종이 상자와 간식을 전달한 뒤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동선확인 등을 통해 그를 찾아 냈지만 거기까지였다. 기부자는 지난 2015부터 올해까지 7회에 걸쳐 2,800여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메시지에서 "작은 돈이지만 수고하는 소방공무원 복지에 써 달라"는 뜻을 덧붙였다. 원주 소방서는 그 기부자의 뜻에 따라 그동안 기부금을 전액을 사회취약계층의 주택용 소방시설 보급과 화재구조* 구급활동에 필요한 물품보급, 순직*공상 소방대원을 위한 특 별위로금 등으로 사용해 왔다. 그는 끝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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