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을 떠난 돈들이 몽땅 '집나간 탕자'들이 됐는지? 소식도 없고 되돌아올 기미도 안보인다. 코로나 19로 인한 충격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과 저금리 탓에 오히려 내 집 금고에 현금으로 넣어둬야 겠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시중에 5만원권이 사라졌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최근 들어서는 1만원권까지 슬슬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전언(傳言)이다. 지난해 전체 은행권(지폐) 환수율은 통계 집계이후 가장 낮아졌다. 1997년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때도 환수율이 100% 안팎을 유지했는 데. 코로나 19이후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환수상황은 형편없이 낮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권종(券種)의 환수율은 40,0%였다.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환수율은 특정기간의 발행액 대비 한은으로 되돌아온 돈의 비율이다. 외환위기때는 환수율이 100,7%였고, 금융위기 때는 95,4%였는데, 코로나 19이후에는 40%대로 내려 앉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24,2%로 곤두박질했다. 70% 넘는 5만원권의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소리와 같은 예기이다. 최근들어서는 5만원권 다음으로 액수가 큰 1만원권까지 덩달아 수요가 늘면서 환수율이 지난해엔 74,4%선으로 내려앉았다. 역대 최저치이다. 반면, 거스름 돈으로 쓰이는 5천원권은 환수율이 100,9%, 1천원권은 95,7%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집에 금고(金庫)조차 없는 서민들의 처지가 참으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