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소리라는 말을 듣고 아무런 흔들림이 없는 사람도
아버지의 기침소리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흔들린다.
세상 모든 말은 나와 관계를 맺는 순간 전혀 다른 뜻이 된다.”
정철 저(著) 《학교밖 선생님365》 (리더스북. 65쪽) 중에 나오는 구절
입니다.
기침 소리는 그저 기침 소리일 뿐입니다. 지하철에서, 도서관에서, 거
리에서 누군가의 기침 소리를 들어도 우리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습니
다. 그것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소음이고, 일상의 배경음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 흔한 기침 소리가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되는 순간, 우리
안의 무언가가 요동칩니다. 밤늦게 옆방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의 기침
소리에 우리는 잠을 설칩니다. 평생 말없이 견뎌오신 분이 토해내는
작은 신음에 우리는 마음이 흔들립니다.
세상 모든 말은 거리에서 중립적이지만 ‘관계’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 말은 나의 이야기가 되어 조용히 심장을 울립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
이게 된다는 뜻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소음 속에서 오직 그 사람의
목소리만 들리는 것, 그것이 사랑의 증거입니다.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요10:27a)
세상에는 수 많은 소리들이 난무합니다. 세상의 소음 속에서, 그분의
음성을 알아듣는 귀를 갖는 것, 그것이 믿음이고, 사랑이며, 오늘 우
리가 다시 회복해야 할 신앙의 자리입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