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엔군 참전의 날을 기념하며

  • 등록 2025.07.24 20: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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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눈의 이방인이 서울 시내를 걸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의 영상을 보았다. 60여년 전 목숨을 걸고 지켜낸 곳이었지만 떠나기 전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전쟁의 폐허로 희망이라고는 도저히 보이지 않던 나라였다. 그랬던 곳이 지금은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룬 세계적인 문화강국이 되어 있었기에 감격의 눈물을 흘린 것이었다. 전우들의 죽음과 자신의 희생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오랜 세월 안고 살아왔던 전쟁의 상처마저도 치유되는 느낌이었다는 그의 말에 나도 어느새 눈물이 맺혀있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의 남침으로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는 북한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하고, 곧이어 유엔군의 즉각 참전을 결의하는 결의문을 발표하였다. 이를 근거로 미국·영국·호주·네덜란드·캐나다·프랑스·뉴질랜드·필리핀·튀르키예·태국·남아프리카공화국·그리스·벨기에·룩셈부르크·에티오피아·콜롬비아 16개국이 전투 지원을 하였으며, 스웨덴·인도·덴마크·노르웨이·이탈리아·독일(당시 서독) 6개국이 의료단을 파견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치열했던 전쟁인 6.25 전쟁에 참여한 유엔군은 낙동강, 장진호, 가평, 백마고지 등과 같은 유명한 전투기록을 남겼으며 전사자는 전쟁기간 중 약 4만 여 명에 달했다. 의료단은 유엔 안보리가 한국에 대한 군사지원 결의 한 달 뒤 결의한 ‘한국 민간인에 대한 구호’에 따라 한국인에 대한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의료단의 활동은 전쟁기간에만 국한되지 않았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국가별로 수년 간 계속 남아 의료지원, 아동구호 활동 등 국가재건을 위한 토대 마련에 힘을 보태주었다.

 

유엔군 참전의 날은 이와 같은 유엔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해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을 기념해 지정한 날이다. 바쁜 현대인들이 지나간 과거를 늘 기억하며 사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다가오는 7월 27일 잠시 짬을 내어 유엔군 참전의 날이 가진 의미를 되새기며 그들을 기억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우리가 누리는 오늘날의 풍요와 자유는 6.25 참전 유엔군의 희생을 밑거름으로 삼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광부 기자 bu9427@ne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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