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재기(四宜齋記)/정약용 사의재(四宜齋)라는 것은 내가 강진(康津)에 귀양가 살 때 거처하던 집이다. 생각은 마땅히 담백해야 하니 담백하지 않은 바가 있으면 그것을 빨리 맑게 해야 하고, 외모는 마땅히 장엄해야 하니 장엄하지 않은 바가 있으면 그것을 빨리 단정히 해야 하고, 말은 마땅히 적어야 하니 적지 않은 바가 있으면 빨리 그쳐야 하고, 움직임은 마땅히 무거워야 하니 무겁지 않음이 있으면 빨리 더디게 해야 한다. 이에 그 방에 이름을 붙여 ‘사의재(四宜齋)’라고 한다. 마땅하다[宜]라는 것은 의롭다[義]라는 것이니, 의로 제어함을 이른다. 연령이 많아짐을 생각할 때 뜻한 바 학업이 무너져 버린 것이 슬퍼진다. 스스로 반성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때는 가경(嘉慶 청 인종(淸仁宗)의 연호) 8년 (1803, 순조 3) 겨울 12월 신축일초열흘임.동짓날[南至日]이니, 갑자년(1804, 순조 4)이 시작되는 날이다. 이날《주역(周易)》건괘(乾卦)를 읽었다. 아시아통신 김광부 기자 |